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제방송센터(IBC)와 각종 판매'편의시설 등이 들어설 대구스타디움 서편주차장 지하공간개발사업이 세계육상대회 개막전에 완공될 가능성이 낮아 '국제적인 망신살'을 살 우려가 크다.
15일 낮 12시 대구스타디움 서편주차장 지하공간 개발사업 현장. 지하 건물 외형만 봐서는 공사가 거의 마무리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입구가 가까워지자 이곳저곳에서 레미콘트럭과 굴삭기가 분주하게 오갔고 인부들은 보도블록을 까느라 여념이 없었다. 스타디움 앞을 지나가던 외국선수 몇몇은 이 광경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현장 인부에게"대회 개막일인 27일까지 공사가 끝날 것 같냐"고 묻자 고개를 저었다. 그는 "바깥은 보도블록 깔고 치우면 대충 구색이야 갖추겠지만 내부 공사는 대회 시작 전까지 어림도 없다"며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라고 손짓했다.
지하로 들어서자 대회 조직위가 완공을 장담했는데도,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곳곳에 앙상한 철근 구조물이 그대로 서 있었고 지하 1층 천장에는 난방 시설이 외부 가림막 없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인부는 "천장에 석고보드를 붙여야 하는데 아직 절반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밤낮 잠 안 자고 일해도 27일까지는 절대로 못한다"고 털어놨다.
이곳에 입점할 예정인 업주들은 건설업체가 외형 가꾸기에만 열 올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하에 카페를 개업할 예정인 한 업주는 "가게 인테리어 공사를 거의 다해도 손님을 맞이할 수 없는 상황인데 건설사는 바깥에 보도블록 깔고 주변 정리하는데만 힘을 쏟아붓고 있다"며 "겉만 번지르르하게 꾸민다고 해서 공사가 끝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불평했다.
당초 대구시는 5월 말까지 공사를 끝내고, 7월 말부터 입점 업체들의 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장담했다. 하지만 공사 도중 잦은 설계변경과 시행사의 자금문제, 노동자들의 파업 등이 얽히면서 준공 목표 기일을 훨씬 넘겼다.
특히 이곳엔 국내외 취재진은 물론 육상경기를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생중계할 국제방송센터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마무리 공사가 끝나지 않은 채 손님을 맞을 경우 대구의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지 않을까 걱정의 목소리도 높다.
대학생 한승별(21'여) 씨는 "육상대회 자원봉사자로 참가할 예정이어서 주경기장과 주변을 매일 살펴보는데 스타디움 정면 바로 옆 서편주차장 쪽에는 아직까지 공사를 하고 있다"며 "대회가 시작되면 외국인과 관광객들이 대구스타디움을 많이 찾을 텐데 솔직히 부끄럽다"고 했다.
대구시는 2009년부터 민자 950여억원을 투입해 서편주차장에 지하 2층으로 된 5만여㎡ 규모의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대회기간 전에 국제방송센터와 대형마트, 영화관 등이 정상 영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장담했으나 현재 그 약속을 지키기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대회기간 지하 1, 2층 일부분을 국제방송센터와 방송중계 차량 주차장으로 활용하게 되면서 전 세계 주요 방송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제적인 망신을 살 수밖에 없다.
대구시 관계자는 " 일본 롯폰기 힐즈를 설계한 미국 업체에 기본설계를 의뢰했는데 설계가 까다로워 당초 예상보다 공사가 지체되고 있다"며 "16일 진입로 포장을 끝내면 외관은 완벽하게 준비될 것이고 건물 내부도 18일까지 천장을 마감하고 주변 자제들을 치워 대회개최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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