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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북한, 어려운 이해 도식

지난해 천안함, 연평도 도발에 대한 사과는 커녕 제대로 된 해명조차 듣지 못한 상태에서 북한은 또 서해 북방한계선 남쪽 해상으로 해안포를 발사하였다. 같은 날 우리의 민간단체들은 북한에 밀가루를 보내고, 정부는 북한이 수용의사를 밝히지도 않은 상태에서 초코파이, 라면 등 대북 수해 지원 물품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검찰총장은 취임사에서 종북 좌익 세력과 전쟁을 선포하며 "북한을 추종하고 찬양하며 이롭게 하는 집단을 방치하는 것은 검찰의 직무 유기"라고까지 말하였다. 한편 북한의 국방장관 암살 위협에 신변보호 강화책을 강구하는 가운데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인 이희호 여사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에 가보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하였다.

북한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해방 후 강대국의 입맛에 따라 또 그들과 편승한 권력자들에 의해 남북한은 분단되었으나 오래지 않아 단일민족의 역사에 따라 통일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같은 민족끼리의 전쟁과 잦은 도발로 인해 서로간의 불신과 반목은 깊어갔다. "6'25 전쟁은 김일성이 기획하고 스탈린이 지원한 침략전쟁"이라는 흐루시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증언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6'25를 북침으로 주장하며 남한 내 이간질을 일삼아왔다. 지금껏 우리 사회의 지도자라면 통일에 관한 염원을 최고의 가치로 삼지 않은 분이 없었고 민족과 평화라는 대명제아래 거의 일방적 지원을 이어왔다. 수많은 북한 전문가들이 북한을 분석하고 또 머지않아 불시에 다가올 통일을 대비하자는 충고를 쏟아 내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해서는 과연 무엇이 정답인지, 전문가란 있는 것인지 국민들로서는 헷갈릴 뿐이다.

지난해 기준 남한의 명목 GNI는 8천372억달러로 북한의 224억달러보다 37배 많아 북한의 경제력은 모두 합쳐도 광주광역시 수준이다. 인구는 남한이 4천874만, 북한이 2천406만 여명이고, 기대수명은 남북한 남자는 76.5세 대 64.1세, 여자는 83.3세 대 71세다. 그런 북한이 총병력은 119만 명으로 우리에 비해 2배가량 많다. 군사력에서도 야포, 유도무기, 전투함정, 잠수함, 전투기 등 대부분 남한보다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북한의 경우 재래식 무기가 주축으로 낙후되어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국제기구의 군사력 평가에서는 엄연히 우리를 앞서고 있다. 올해 평안북도 철산군에 신설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기지만 해도 종전 대포동 시험장 대비 규모나 능력 면에서 3배 정도 된다.

우리는 우월한 경제여건 하에서 북한을 동포의 온정으로 대한다. 북한 주민에 대한 식량 지원이나 탈북자의 정착문제, 북한 인권 개선 노력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북한은 통일을 자신들의 체제로의 단일화로 보는데 변화가 없다. 물론 통일 이후 남한의 '자본'기술'경영'과 북한의 '자원'토지'노동력'이 결합한다면 우리의 국제적 위상을 확실히 높일 수 있다는 점은 잘 알지만, 이해 못할 북한을 포용하기 위한 막대한 비용조달에는 머리가 갸우뚱해진다. 그동안 통일을 위한 이질성 극복을 위해 교류, 협력을 소홀히 한 적이 없으나 그 간격은 넓어져 가는 것 같다. 정말 국민들로서는 북한을 어떻게 이해하여야 하는지 또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종잡을 수가 없다. 시원한 해결을 위해 대북한이 아니라 대국민 이해기구라도 만들어야 할 요량이다. 참으로 답답하다.서 영 득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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