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베른의 기적' 이끈 헬무트 란

1929년 오늘, 독일의 에센에서 태어난 헬무트 란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서독을 우승으로 이끈 '베른의 기적' 주인공이다. 당시 페렌츠 푸슈카시, 산도르 코치스 등이 이끄는 무적 헝가리에 예선에서 3대8로 대패한 서독 선수들은 베른에서 열리는 결승전에 진출한 것에 대해 스스로 놀랄 정도였다. 헝가리와 다시 결승전에서 만난 서독은 8분 만에 푸슈카시와 졸탄 치보르에게 잇따라 두 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그러나 서독은 2분 뒤 란의 어시스트로 막스 모를락이 1골을 만회하고 8분 뒤 다시 란이 동점 골을 넣었다. 서독은 경기 종료 6분 전 란이 볼을 골문 왼쪽 구석으로 차넣어 결승골을 뽑았다. 란은 프리츠 발터 등과 함께 절대 불리가 예상되던 서독을 우승으로 이끌어 2차 세계대전의 패배로 실의에 잠긴 국민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1951년부터 1965년까지 활약한 그는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도 출전, 유고슬라비아와의 8강전에서 결승골을 넣어 서독을 4강에 진출시켰다. 은퇴 후 고향에서 자동차 판매상이 된 그는 사교적 성격과 유머 감각으로 성공을 거두었고 2003년 74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김지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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