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년 오늘, 루브르 미술관이 발칵 뒤집혔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사라진 것이다. 언론은 연일 이 도난사건을 도배하다시피 했고 '대체 어떤 그림이기에'라는 호기심이 들불처럼 번져갔다.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그렇게 유명하지 않았던 모나리자는 이 사건을 계기로 불멸의 명작이 됐다. 그 주인공은 이탈리아 출신의 전 루브르 직원 빈첸조 페루지아(1881~1925)다.
모나리자를 훔친 이유는 복합적이다. 이탈리아의 문화유산은 마땅히 이탈리아로 돌아가야 한다는 신념도 있었지만 금전적 이득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 8월 21일 청소도구함에 숨어 있다 미술관 직원이 모두 퇴근한 뒤 모나리자를 훔쳐냈다. 이탈리아로 가져오긴 했으나 처리 방법을 몰라 고민하던 끝에 우피치 미술관에 팔려다 미술관 직원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그렇지만 이탈리아 국민은 그를 도둑이 아닌 애국자로 대접했다. 모나리자를 강탈해 간 나폴레옹에게 복수하려 했다는 변론에 이탈리아 사람들은 감격했다.(그러나 모나리자는 다빈치가 궁정화가로 초빙해 준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에게 선물한 것이다). 유죄가 인정됐지만 복역기간은 6개월에 불과했다. 다빈치는 자기 그림을 불멸의 명작으로 만들어준 이 후손에게 감사해야 할 듯하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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