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병휘의 교열 斷想] 좋은 인상

현재 지구촌에서 일어나고 있는 국지전은 대부분 종교 간 대결로 인한 것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은 신앙이 확고하고 충실한 것 같지만 때로는 배타적이고 극단적인 행동으로 파괴적인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세계 각지에서 종교적인 갈등과 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이유도 이런 근본주의자들이 정치와 결탁하여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번 주말인 27일에는 세계 206개 국가에서 3천753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가운데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개막된다. 9월 4일까지 계속되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스포츠를 통해 인종도 국경도 종교도 초월하여 전 세계인이 한데 어우러지는 축제 한마당이 될 것이다.

'어우러지다'와 '어울리다'에 대해 알아보자. '어우러지다'는 여럿이 조화를 이루거나 섞이다, 여럿이 자연스럽게 사귀어 조화를 이루거나 일정한 분위기에 같이 휩싸이다라는 뜻이며 "들꽃이 어우러져 핀 둑은 환상적으로 아름답다." "동네 마을회관에서는 서울에서 온 학생들이 주민들과 함께 어우러진 흥겨운 잔치 마당이 펼쳐졌다."로 쓰인다. '어울리다'는 여럿을 모아 한 덩어리나 한판이 크게 되게 하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어우르다'의 피동사다. 또 함께 사귀어 잘 지내거나 여럿이 서로 잘 조화되어 자연스럽게 보이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로 "그는 사귐성이 좋아서 어떤 사람들과도 잘 어울린다." "빨간색 티셔츠가 청바지와 아주 잘 어울린다."로 쓰인다. '어우러지다' '어울리다'는 "한마디로 악보는 여러 소리가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도록 약속을 적어 놓은 것이다."와 같은 문장에서는 '어울릴'과 '어우러질' 둘 다 쓸 수 있겠지만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

"그 학과는 점수가 높은 학생보다는 사회봉사 활동을 열심히 한 학생을 받아드리기도 했다." "십 년 만에 돌아온 아들은 어머니 무릎에 엎드려 한참 동안을 흐느껴 울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우리 사회에서 기업은 건드리면 안 되는 성역처럼 강요받기 시작했다.'고 현 정부의 친재벌 정책이 오만한 재벌을 만들어 냈다고 비판했다."

앞서 문장에 나오는 '받아드리기도' '엎드려' '건드리면'에서 '받아드리기도'는 잘못된 표기이다. '받아들이다'는 '받다+들이다'로 다른 문화 또는 문물을 받아서 자기 것으로 되게 하다라는 뜻이다. '엎드리다' '건드리다'는 바른 표기이며, 이미 언급한 '어우러지다'를 '어울어지다'로 쓰면 안 된다.

이번에 열리는 육상선수권대회는 팀 중심의 스포츠 경기와 달리 개인 기록 중심의 대회이다. 그만큼 참가 선수들은 신경이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이들이 대구의 좋은 인상만을 받아들여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최고의 여건을 조성하여 최상의 기록들이 쏟아진 성공적인 대회로 치러졌으면 좋겠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