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경기에서 신발은 기록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발의 구조, 러닝 기술 및 자세 등의 개인차를 고려한 과학적인 신발의 착용이 필요하다.
신발은 우선 가볍고 탄성이 우수해야 한다. 신발 무게는 기록 향상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최대한 가벼운 신발이 선호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100m에서 우사인 볼트가 9초69의 신기록을 수립할 당시 착용한 황금색 육상화는 204g(한짝 기준)이었다. 볼트가 이번 대회에 신을 '볼트 스파이크' 역시 같은 무게다. 밑바닥 앞쪽에는 탄소섬유의 징이 8개 박혀 있고, 밑창과 발 사이에 있는 중창은 스키 부츠에 쓰이는 페벡스(pebex) 소재가 쓰였다.
이미 100g 이하의 단거리용 육상화도 개발된 바 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남자 200m 및 400m 우승자 마이클 존슨의 육상화는 스파이크 핀 6개를 가벼운 특수재질로 처리하고, 밑창 두께를 2㎜로 줄였으며, 외피는 하나로 된 천으로 처리해 한쪽 무게가 약 99.2g에 불과했다.
신발 색깔도 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점점 화려해지고 있다. 우사인 볼트의 경우 베이징 올림픽에선 황금색,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선 주황색을 신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노란색 스파이크를 신을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세상에 단 한 켤레뿐이다.
신발 무게는 마라톤선수에게 더욱 부담이 되는데 100g이 늘어날수록 에너지 소비량의 1%가 추가로 손실된다. 1960년 로마 올림픽 우승자 아베베 비킬라는 아예 맨발로 뛰었다. 당시 신발 무게가 400g을 넘었다면 맨발이 차라리 나았을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110g짜리 마라톤화가 개발됐는데, 뛰어난 탄성을 지녔으면서도 두께를 줄일 수 있는 줌 에어(zoom air) 소재를 사용했다. 충격 완화를 위해 탄성이 좋으면서 가벼운 신발 바닥의 소재가 개발됐다. 주요 소재로는 공기보다 비중이 가벼운 특수가스, 실리콘 성분의 특수젤, 특수 폴리우레탄 필름을 이용한 6각형의 벌집 구조, '에어텍 시스템'으로 불리는 용수철과 바퀴를 장착한 특수 수레 등이 있다. 발 동작과 체중 이동에 따라서 공기 흐름이 바뀌도록 하는 시스템을 이용, 충격 흡수 및 반발력이 크게 발휘되도록 했다.
충격 완화를 위해서는 개인적인 특성이 고려된다. 좌우 발의 구조적 차이와 발바닥 굴곡 상의 특성으로 인해 착지 시 닿는 면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신발 크기를 조절하거나 보조 패드를 부착한다. 충격 완화와 마찰력을 조절하기 위해 밑창 무늬에도 변화를 준다.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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