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처방저놔 다른 대체 조제 막아야

의사의 사전'사후 동의 없이 처방전의 성분이나 함량, 크기가 다른 약을 불법 대체해 약을 지은 177개 약국이 적발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해 10월과 올 4월 두 차례에 걸쳐 조사한 후 21일 국회 이낙연 의원(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이다. 이 약국들은 환자들에게 처방전의 비싼 약 대신 싼 약을 주고는 건강보험공단에 비싼 약값을 청구, 29억 7천만 원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약국들 중에는 1만여 차례나 값싼 약들로 바꿔준 뒤 1천700만 원의 약값 차액을 챙기거나 불법 대체 조제 건수가 전체 처방전의 15%인 4만 8천 건에 달한 약국도 있었다. 대한약사회는 이에 대해 2만 개 약국 대부분은 성실하게 대체 조제를 하고 있다며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 불법 대체 조제는 없애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 건강을 훼손시킬 수 있는 행태에 대한 반성은 별로 보이지 않는 자세이다.

현행 관련 법규정은 성분'함량'크기가 같은 약의 대체 조제는 허용하고 있으나 이와 맞지 않는 약을 대체 조제하거나 의사의 동의 없이 불법 대체 조제할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환자가 잘 모르는 점을 악용, 이처럼 약사가 약을 몰래 바꾸는 일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는 약사들에 대한 신뢰감을 잃게 하고 의약분업의 근간을 해칠 수 있는 행위이다.

약사회 차원에서 철저한 내부 점검이 필요하며 관련 제도의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 약국 보관용 처방전과 환자 보관용 처방전을 함께 발행하도록 돼 있는 규정이 현재 사실상 중단돼 있으나 환자의 알 권리를 위해 의무화해야 한다. 또 약국이 조제 내역서를 반드시 발행하도록 하는 방안도 불법 차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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