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배운 학문, 테러로 얼룩지고 있는 조국 중흥을 위해 젊은 대학생들에게 잘 전달할 각오입니다."
울산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19일 열린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은 파키스탄 출신 유학생 칸 아만 울라(33·사진) 씨가 파키스탄 과학기술대학 조교수로 임용돼 내달부터 강단에 선다.
그는 울산대 물리학과 김일원(59·고체물리학전공) 교수를 사사했다. 김 교수는 미세 전자 기계시스템용 압전소자 개발과 관련해 국책사업을 수행하면서 국제 강유전체 응용학회 등에 주요 발표자로 초청받는 등 무연계(無鉛係) 세라믹 압전체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연구수준을 보이고 있다.
울라 씨는 파키스탄 명문인 고말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2008년 9월 김 교수와 인연을 맺고 3년 만에 한국의 박사학위를 받았다.
울라 씨도 김 교수의 지도로 무연계 압전 세라믹을 연구했다.
그의 논문 '비스무스계 무연 압전 세라믹의 거대 변형 특성연구'는 미국 세라믹학회지 최근호에 실리는 등 울산대 박사과정에서 세계적으로 과학 분야 우수 논문으로 인정되는 SCI급 논문만 18편을 써냈다.
그는 "학위를 받고 보니 모두가 잠든 새벽 세라믹 특성 측정을 하느라 섭씨 200도가 넘는 기름에 손바닥 화상을 입어 응급실에 실려 갔던 일 등 한국에서의 생활이 벌써 그리워진다"며 "파키스탄은 기초과학인 핵물리학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고체물리학 등 응용과학 분야는 시작단계라서 울산대에서 보낸 3년이 조국의 인재 양성과 산업 발전에 큰 보탬이 되도록 할 각오"라고 밝혔다.
이처럼 배움에 대한 갈망 못지않게 '한국사랑'도 남다르다. 유학생활 중이던 지난해 1월 파키스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곧바로 신부(24)를 한국으로 데려와 대학 앞 주택에서 1년 8개월을 함께 생활하면서 아내에게도 한국을 배우도록 했다.
김일원 지도교수는 "아만 울라 씨는 학업 외에 한국 학생들과 친교를 매우 중시했고, 자국의 후배들을 울산대 대학원에 추천해주면서 공동연구도 원하고 있기에 지한파(知韓派) 지식인으로서 파키스탄과 한국의 파트너십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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