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말 완공 예정으로 공사 중인 대구 4차순환선 앞산터널 공사장 인근의 천년고찰인 달서구 달비골 임휴사에 한 달가량 단수(斷水)되고 사찰건물에 비가 새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사찰 측은 "앞산터널 공사 탓"이라며 피해보상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지만 공사 시행기관은"터널 공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22일 임휴사와 대구시 건설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임휴사에 갑자기 물이 나오지 않았다. 수십 년 동안 문제가 없었던 사찰 인근 지하수가 앞산터널 공사가 진행되면서 물줄기가 뚝 끊긴 것. 또 사찰 건물 일부에 비가 새 건물이 뒤틀리는 피해가 발생했다. 임휴사는 통일신라시대인 921년 영조대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임휴사 측은 달서구청과 시공사인 ㈜태영건설 측에 문제 해결을 수차례 요청했다. 민원이 발생하자 달서구청은 관련 전문가와 현장을 점검한 뒤 "임휴사가 터널공사 현장과 700m가량 떨어져 임휴사의 지하수맥을 건드리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앞산터널 공사와 임휴사 단수 사태는 별 상관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 것.
하지만 임휴사 측은 "지하수맥의 흐름을 어떻게 정확하게 알 수 있느냐. 신자들이 많이 찾을 때는 지하수 부족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대구시 건설관리본부는 차량을 이용해 생활용수를 여러 차례 배달했고 시공사 측이 7월 말 별도의 관정 공사를 하면서 사찰 단수 사태는 일단락됐다.
대구시 건설관리본부 관계자는"터널공사에 따른 문제가 명확히 밝혀진다면 당연히 조치를 하겠지만 이번 사태는 책임 관계가 불명확하다"며 "사태 해결을 위해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지하수 관정 공사도 시행한 만큼 시가 할 조치는 다했다. 터널 공사가 완료되면 이 같은 문제는 사그라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단수 사태만 해결했을 뿐 건물 훼손으로 비가 새는 등 건물 피해에 대해서는 여전히 마찰이 일고 있다. 임휴사 관계자는"천년고찰에 문제가 발생했는 데도 공사시행 기관이 만족할 만한 조치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문화재에 대한 이해 부족과 불교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은 "땅속 상황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터널 공사는 충분한 환경영향평가가 선행돼야 했지만 너무 성급하게 공사를 강행한 측면이 있다"며 "공사 이후 달비골 약수터 단수에 이어 임휴사까지 단수 사태가 잇따르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경열기자 b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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