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앙코르와트·하롱베이서 문학을 논하다

대구문인협회, 해외문학기행 행사

대구문인협회는 15일부터 20일까지 4박6일 동안 캄보디아, 베트남을 방문하는 해외문학기행 행사를 가졌다.
대구문인협회는 15일부터 20일까지 4박6일 동안 캄보디아, 베트남을 방문하는 해외문학기행 행사를 가졌다.

'인간이 만든 앙코르와트, 자연이 빚은 하롱베이에서 문학의 길을 논(論)하다.'

대구문인협회(회장 구석본)는 이달 15일부터 20일까지 4박6일에 걸쳐 캄보디아, 베트남을 방문하는 해외문학기행 행사를 가졌다. 시인, 시조시인, 소설가, 수필가 등 대구문협 회원 및 가족 등 28명이 참가한 이번 해외문학기행에서 참가자들은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인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세계자연유산의 하나인 베트남 하롱베이 등지를 관광하고 문학의 나아갈 길 등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구석본 대구문인협회 회장은 "이번 해외문학기행을 통해 문협 회원들 간의 친목 도모는 물론 캄보디아, 베트남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며 "삶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인생을 차분하게 성찰하게 하는 문학의 가치와 역할에 대해 문학기행 참가자들이 진지하게 고민하는 장(場)이 됐다"고 강조했다. 송일호 대구문협 수석부회장도 "좁게는 문학, 넓게는 사람의 학문인 인문학이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인간성 회복은 물론 사람의 향기가 감도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문학과 문인들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돌의 나라, 앙코르 와트

고대 왕조가 거대한 돌 속에서

솟아오르고 있다. 문으로 들어서면

돌의 단층 속

시간이 고체로 고여 있다.

미물계를 지나 인간으로 싸우고 사랑하다가

천 길 밑에서 가파르고 좁은 천상의 길을 오르는 우리를

비쉬누神은 가장 높은 곳에서 바라보고 있다.

 

머리가 일곱 개 달린 돌의 뱀이

길고 긴 몸, 비늘 번쩍이며 땅을 기어가고

천상의 무희 압살라는 여전히

돌 속에서 풍만한 유방을

흔들며 춤을 추고 있다.

저 돌 속에 역사가 흐른다

인간의 울음이,

神을 향한 간절한 그리움이 질척인다.

전쟁과 가난으로 타오르는 돌의 나라

어린애의 굶주린 손 위에

일 달러가 돌의 무게로 얹힌다.

박복조(시인·대구문인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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