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종목 수는 남녀 합쳐 47개다. 100m, 200m, 400m(이상 단거리), 800m, 1,500m(이상 중거리), 5,000m, 10,000m(이상 장거리), 110m(100m) 허들, 400m 허들. 3,000m 장애물, 400m 계주, 1,600m 계주, 복합경기, 높이뛰기, 장대높이뛰기, 멀리뛰기, 세단뛰기, 포환던지기, 원반던지기, 해머던지기, 창던지기, 20㎞ 경보, 50㎞ 경보, 마라톤 등으로 남자 24개, 여자 23개(50㎞ 경보 제외)다.
(1) 트랙 경기
◆100m
출발선을 떠나 도착선까지의 100m 직선거리를 각자의 레인에서 달려 '누가 가장 빨리 도착하는지'를 겨루는 경기다. 배정된 자신의 레인을 벗어나면 안 되고, 부정 출발 시 실격되는 것 외에는 크게 주의할 것이 없을 정도로 원초적이고 단순하다.
주목할 만한 선수는 단연 세계 기록 보유자(9초58)인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다. 볼트와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보이는 경쟁자 중 타이슨 게이(미국'9초69)가 부상으로 불참, 아사파 파월(자메이카'9초72)과의 2파전이 예상되고 있다. 시각장애 스프린터 제이슨 스미스(아일랜드'10초22)도 '광속 질주'에 동참, 진한 감동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선수 중엔 한국 기록(10초23) 보유자 김국영이 출전한다.
여자 100m에선 현역 1위 기록을 갖고 있는 카멜리타 지터(미국'10초64)와 현역 2위 기록 보유자이자 2008년 올림픽'2009년 세계선수권 우승자 셸리 앤 프레이저(자메이카'10초73)의 각축이 예상된다. 여자 100m 세계 기록은 1988년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미국)가 세운 10초49다.
이번 대회 하이라이트인 남자 100m 결승전은 8월 28일 오후 8시 45분, 여자 100m는 29일 오후 9시 45분에 각각 열린다.
◆200m
곡선 주로에서 출발, 곡선 주로 120m와 직선 주로 80m 등 200m 구간을 각자의 레인에서 달리는 경기다. 직선 주로만 달리는 100m와 달리 코너를 돌 때 속력을 붙여야 하기 때문에 '곡선 주로를 얼마나 잘 달리느냐'가 관건이다. 곡선이 다른 레인에 비해 무난한 중간의 3~6레인이 가장 유리하다.
남자 200m도 이렇다 할 경쟁자가 없어 '볼트 세상'이다. 볼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19초30,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 19초19로 연거푸 세계 기록을 수립하며 메이저 2연패를 달성했다. 현재 경쟁자로 거론되고 있는 선수는 남자 200m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월터 딕스(25'미국)로, 이달 7일 런던 국제육상연맹(IAAF)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 200m는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200m 4연패에 도전하는 앨리슨 펠릭스(미국)와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등 올림픽 2연패에 빛나는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자메이카)의 2파전이 예상된다. 여자 200m 세계 기록은 100m와 마찬가지로 조이너(미국)의 21초34다.
결선은 남자 9월 3일 오후 9시 20분, 여자 2일 오후 8시 55분에 각각 진행된다.
◆400m
400m는 각자의 레인에서 트랙 한 바퀴를 달리는 경기로, 단거리 종목 중 가장 길다. 긴 구간을 빨리 달려야 하는 '중거리 같은 단거리 종목'이어서 가장 힘들고 가혹한 종목으로 꼽힌다. 보통 마지막 100m 구간에서 승부가 결정 난다. 남자 400m 세계 기록은 '스타카토 주법'으로 유명한 미국의 마이클 존슨이 1999년 세운 43초18다.
이번 대회 주목할 선수는 미국의 라숀 메릿으로, 2008년 올림픽과 2009년 선수권을 연속 석권했다. 메릿은 베를린 대회 후 금지 약물 복용으로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뒤 최근 복귀했다. 메릿은 최대 라이벌인 제러미 워리너(미국)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대회 2연패 가능성이 높아졌다. 400m와 1,600m 계주에 출전하는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남아공)의 출전도 결과와 상관없이 최고의 눈길을 끈다. 국내에선 400m 최강자 박봉고가 출전한다.
여자 400m에선 2009년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사냐 리처즈(미국)가 2연패를 노린다. 여자 세계 기록은 1985년 마리타 코흐(동독)가 세운 47초60으로 26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남자 결선은 30일 오후 9시 45분, 여자 결선은 29일 오후 9시 5분에 시작된다.
◆800m
레인마다 출발 지점이 다른 계단식 출발선에서 선 상태로 출발해 각자의 레인을 달리다 '백 스트레치'라 불리는 120m 지점(오픈 코스)부터 레인에 상관없이 달려 트랙을 두 바퀴 도는 경기다. 800m는 기록 경쟁보다는 순위 경쟁을 하는 종목의 특성상 보통 첫 번째 바퀴에서는 페이스를 조절하며 신경전을 벌이다가 두 번째 바퀴에서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는 게 특징이지만 최근엔 스피드를 중시해 처음부터 전력 질주하는 경향을 띠고 있다. 레이스 초반엔 신경전을 위해 상대 선수를 자극하는 '트래시 토크'(말싸움)가 오가기도 한다.
남자 800m는 지난해 8월 세계 기록을 세운 데이비드 레쿠타 루디샤(케냐'1분41초01)에 2007년 오사카대회 우승자 알프레드 예고(케냐)가 도전하는 양상이다. 여자부에선 카스터 세메냐(남아공)의 세계선수권 2연패가 무난할 전망이다. 세메냐는 중저음의 목소리와 남자 뺨치는 근육질 몸매 탓에 성별 논란으로 성별 판독까지 받으며 유명세를 탔다. 여자 800m 세계 기록은 자밀라 크라토츠빌로바(체코)가 1983년 세운 1분53초28이다.
남자 결선은 30일 오후 9시, 여자부는 9월 4일 오후 8시 15분에 열린다.
◆1,500m
12명 내로 제한된 선수가 100m 결승선 맞은 편 곡선 2코너에서 정해진 레인 없이 출발, 처음부터 오픈 코스를 달려 트랙을 3바퀴 돌고 300m를 더 달려 승부를 가리는 경기다. 다른 중장거리 종목처럼 체력 안배 등 전략이 중요해 마라톤과 같이 '페이스 메이커'를 내세우는 경우도 있다.
이번 대회에선 2009년 베를린 우승자 유수프 사드 카멜(바레인'3분31초56)과 최근 상승세의 아스벨 키프롭(케냐'3분31초20) 등이 남자부에서 각축을 벌일 전망이다. 여자부에선 에티오피아 출신으로 바레인으로 귀화한 마리암 유수프 자말(3분56초18)의 우승이 유력하다. 남녀 세계 기록은 히참 엘 게루지(모로코)가 1998년에 작성한 3분26초00, 추윈샤(중국)가 1993년 세운 3분50초46이다.
남자 결선은 9월 3일 오후 8시 15분, 여자는 9월 1일 오후 8시 55분에 시작된다.
◆5,000m
출발부터 오픈 코스로 트랙 12바퀴 반을 도는 경기다. 장거리 종목이지만 일반 성인이 전력으로 100m를 달리는 기록과 비슷한 평균 16초 안팎의 속도를 경기 내내 유지해야 한다. 마라톤의 등용문 역할을 하기도 한다. 5,000m 등 장거리는 케냐와 에티오피아가 거의 양분하다시피 하는 아프리카 초강세 종목이다.
남자 세계 기록은 2008년 올림픽, 2009년 선수권 우승자인 에티오피아의 케네니사 베켈레(12분37초35), 여자부 역시 베이징올림픽, 2003년 파리'2005년 헬싱키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에티오피아의 티루네시 디바바(14분11초15)가 가지고 있다.
남자부에선 베켈레, 여자부는 2009년 베를린 금메달리스트 비비안 체루이요트(케냐'14분20초87)가 대회 2연패를 노린다.
남자 결선은 9월 4일 오후 7시 40분, 여자부는 2일 8시 25분에 각각 펼쳐진다.
◆10,000m
경기장 내에서 열리는 트랙 경기 중 최장거리 종목이다. 400m 트랙을 25바퀴나 돌아야 하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26~30분 정도 걸리다 보니 관중이나 텔레비전 시청자 입장에선 재미없는 종목으로 인식돼 있다. 남자 10,000m도 5,000m와 마찬가지로, 장거리의 '황제' 에티오피아의 케네니사 베켈레가 장악하고 있다. 베켈레는 2003년 파리대회부터 2009년 베를린대회까지 세계선수권 10,000m 4연패를 달성했다. 여자 10,000m는 '장거리 여왕' 티루네시 디바바(에티오피아)가 빠진 가운데 2009년 베를린세계선수권 우승자 리넷 마사이와 체루이요트(이상 케냐) 간의 각축이 예상된다. 세계 기록은 남자 26분17초53(베켈레), 여자 29분31초78(왕쥔샤)이다.
여자 10,000m 우승자는 대회 첫날인 8월 27일 오후 9시에 가려지고, 남자는 28일 오후 7시 30분 출발한다.
◆3,000m 장애물
남자 91.4㎝, 여자 76.2㎝ 높이의 허들 장애물 28개와 7번의 물웅덩이(폭 3m66, 깊이 70㎝ 이하)를 뛰어넘으며 트랙을 7바퀴 반 도는 경기다. 허들은 단거리 허들과 달리 발로 밟거나 딛는 등 건드려도 쓰러지지 않게 만들어졌다. 장거리의 지구력, 페이스 조절 능력, 허들을 넘는 민첩성 및 기술 등을 골고루 필요로 하는 종목이다. 트랙을 1바퀴 돌 때마다 허들 4번, 물웅덩이 1번 등 총 35개의 장애물을 넘어야 하는데 물웅덩이는 네 번째 장애물에 위치한다.
남자부는 케냐의 독무대였다. 올해 대회도 케냐의 에제키엘 켐보이(7분55초76)가 세계선수권 2연패를 노리고, 세계 기록도 카타르로 국적을 바꾼 케냐 출신의 사이프 샤힌(7분53초63)이 가지고 있다. 2005년 헬싱키부터 세계선수권대회 종목으로 채택된 여자 3,000m 장애물은 역사가 짧은 만큼 아직 절대 강자는 없는 상태다. 세계기록은 2008년 올림픽에서 러시아의 굴나라 갈키나 사미토바가 세운 8분58초81이고, 이번 대회에선 베를린 대회 2, 3위를 기록한 율리아 자루드네바(러시아)와 밀카 체모스 체이와(케냐)가 우승을 노린다.
남자 결선은 9월 1일 오후 8시 25분, 여자부는 8월 30일 오후 9시 20분에 각각 열린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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