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직거래장터, 장바구니가 웃는다

시중보다 30% 저렴, 고물가 걱정 주부들 제수용품 미리 준비 '북적\

고물가에 농축산물 직거래 장터가 인기를 얻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제수용품을 미리 준비하려는 사람들도 많아 장터가 붐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고물가에 농축산물 직거래 장터가 인기를 얻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제수용품을 미리 준비하려는 사람들도 많아 장터가 붐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고물가엔 직거래 장터가 최고죠."

23일 오전 9시 30분 대구 중구의 한 아파트단지. 관리사무소에서 "잠시 후 10시부터 농축산물 직거래장터가 열립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데도 사람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고, 5분도 채 되지 않아 100여'명의 주민이 장터가 열리는 주차장에 모였다.

주민들의 손에는 손수레나 장바구니가 들려 있었다. 서미옥(54'여) 씨는 "어제 장터가 열린다는 얘기를 듣고 시간에 맞춰 내려왔다"며 포도 한 박스와 양파, 배추 등을 잔뜩 사서 집으로 돌아갔다.

고물가로 인한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농축산물 직거래 장터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중보다 30%가량 저렴한 가격에 추석을 앞두고 미리 제수용품을 마련하려는 사람들도 많았다.

효성청과와 구미칠곡축산농협이 참여한 직거래 장터에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축산물과 양파, 배추, 무, 포도 등 농산물을 선보였다. 오전 10시에서 오후 3시까지 열린 이날 장터는 오전 중에 1차로 준비했던 물량이 모두 나가 추가로 농축산물을 가져올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다. 이날 하루 육류는 1t가량, 배추는 3포기 들이 140망, 양파 5㎏ 90망, 무 20㎏ 20박스, 포도 90박스, 복숭아 40박스 등 약 1천350만원어치가 판매됐다.

특히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았던 것은 양파. "5㎏ 한 망에 3천원"이라는 효성청과 직원의 외침과 동시에 양파 앞으로 긴 줄이 늘어섰다. 양파의 경우 현재 대구 지역 대형마트에서는 7천500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어 반도 안 되는 가격이다. 조경애(55'여) 씨는 "양파가 5㎏에 3천원인 건 몇 년 새 처음 본다"고 말했다.

주산지에 내린 집중호우로 가격이 크게 오른 고랭지 배추와 무도 저렴한 가격에 내놨다. 배추가 3포기 들이 한 망에 8천원, 무는 1개에 2천원이었다. 배추의 경우 마트보다 1천원, 무는 1천500원가량 저렴했다.

구미칠곡축산농협에서 준비한 브랜드 돼지고기와 한우도 주민들의 인기를 끌었다. 돼지 삼겹살은 100g당 1천800원으로 마트 가격 2천80원보다 저렴했고, 목심도 1천800원으로 마트의 2천580원보다 700원 정도 쌌다. 한우는 국거리로 많이 쓰이는 양지 1+ 등급은 2천600원으로 시중 가격보다 1천원 이상 저렴했다.

이르지만 추석 제수용품을 준비하려는 사람들도 많았다. 양지와 사태를 20만원어치 사간 한 주민은 "고기를 얼려뒀다가 추석에 쓰려고 한다"며 "한우값이 많이 내렸다고 해도 이만큼 싼 가격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효성청과 조원규 이사는 "9월에도 추가적으로 이런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고물가에 고통받는 시민들을 위해 앞으로도 직거래 장터를 많이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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