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기술 가미된 달리기와 로드레이스

◆110m(여자 100m) 허들

단거리의 광속 질주에 장애물까지 추가, 스피드와 점프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종목이다. 남자 110m 허들은 각자의 레인에서 높이 106.7cm 허들 10개를 뛰어넘어 순위를 가리는 경기다. 출발 후 첫 허들까지 거리는 13m72, 허들 간 거리는 9m14, 마지막 허들에서 결승선까지 거리는 14m02 등 총 110m다. 허들을 건드리면 넘어지도록 설계돼 있어 부상 위험이 적고, 허들을 넘어뜨려도 괜찮지만 그만큼 기록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최대한 낮게 뛰어 체공시간을 줄이면서 가능한 허들을 건드리지 않도록 넘는 것이 기술이다.

이번 대회에선 0.01초 차이로 세계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류샹(12초88)과 세계 기록 보유자인 다이론 로블레스(쿠바'12초87), 데이비드 올리버(미국'12초89)의 3파전이 될 전망이다.

여자 100m 허들은 높이 84cm의 허들 10개를 넘어 직선 100m를 달리는 경기로, 남자 110m 허들과 허들의 수는 같지만 높이는 22.7cm 낮다. 출발선에서 첫 허들 간 거리는 13m, 허들 사이 거리는 8m50, 마지막 10번째 허들에서 결승선까지는 10m50으로, 허들 간 거리도 남자보다 짧다. 여자 100m 허들은 우승 후보였던 미국의 롤로 존슨이 불참하면서 켈리 웰스, 돈 하퍼(이상 미국), 샐리 피어슨(호주) 등이 각축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자 100m 세계 기록은 요르단카 돈코바(불가리아)의 12초21이다.

남자 결선은 8월 29일 오후 9시 25분, 여자는 9월 3일 오후 9시에 각각 열린다.

◆400m 허들

선수마다 출발점이 다른 계단식 출발선에서 스타트 해 400m를 달리며 각각 남자 91.4cm, 여자 76.2cm 높이의 허들 10개를 넘는 경기다. 허들은 출발 후 45m 지점부터 30m 간격으로 놓여 있고, 마지막 허들에서 결승선까지 거리는 40m다. 400m 허들은 지구력에다 스피드, 허들을 넘는 기술까지 필요로 하는 종목으로, 가장 힘든 종목인 400m를 달리며 허들까지 넘어야 해 체력과 리듬을 끝까지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번 대회 남자 종목에선 2007'2009년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케론 클레멘트,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안젤로 테일러와 2005년 세계선수권 우승자 버숀 잭슨(이상 미국), 반 질(남아공) 등이 금메달을 놓고 불꽃 튀는 레이스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자 선수로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베를린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멜라니 워커(자메이카)의 선전이 기대된다.

남녀 세계 기록은 각각 케빈 영(미국'46초78)과 율리야 페첸키나(러시아'52분34초)가 보유하고 있다.

결선은 9월 1일 오후 9시 15분(여자)과 오후 9시 30분(남자)에 잇달아 열린다.

◆400m 계주

국가별로 4명씩 출전해 각 배정된 레인에서 바통을 넘겨주며 100m씩 이어 달리는 경기로, 바통 터치가 이 경기의 포인트다. 바통은 반드시 바통 터치 구간으로 정해져 있는 '테이크 오버 존'에서 넘겨줘야 한다. 실제 최강 미국도 남자 400m 계주에서 바통을 떨어뜨리고 테이크 오버 존을 지나 바통을 터치하는 등의 실수로 2008년 올림픽과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남녀 모두 미국과 자메이카 간의 예측 불허의 레이스가 예상된다. 남자는 양국의 간판인 우사인 볼트와 타이슨 게이가 모두 출전하지 않아 어느 정도 무게 중심이 잡혔다. 아사파 파월, 네스타 카터를 앞세운 자메이카가 저스틴 게이틀린, 월터 딕스 등이 버티고 있는 미국을 다시 제압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남자 400m 계주 세계 기록은 자메이카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세운 37초10이고, 여자 세계 기록은 동독이 1985년 세운 41초37다.

이번 대회 백미가 될 남자 400m 계주 결선은 9월 4일 오후 9시, 대회 마지막 경기로 열리고, 여자는 남자 경기 직전인 오후 8시 35분에 치러진다.

◆1,600m 계주

국가별로 4명씩 1개 조를 구성해 400m씩 이어 달리는 경기로, 경기 방법은 400m 계주와 같다. 다만 끝까지 정해진 레인으로만 달려야 하는 400m 계주와는 달리 1,600m 계주는 두 번째 주자 레이스 구간에 있는 '브레이크 라인'부턴 레인에 상관없이 달릴 수 있다.

자메이카에 400m 계주 우위를 내준 미국은 1,600m 계주에선 세계선수권 4연패를 노리고 있지만 400m 최강자인 제러미 워리너의 대회 불참으로 금메달을 장담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라숀 메릿(2008년 올림픽, 2009년 선수권 400m 우승), 미국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한 토니 맥코이 등 여전히 최강 멤버를 보유하고 있어 반드시 우승한다는 각오다. 여자부에서도 앨리슨 펠릭스를 필두로 리차드 로스 등이 미국에 대회 3연패를 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기록은, 남자는 마이클 존슨이 활약하던 1993년 미국 계주팀이 세운 2분54초29, 여자는 1988년 소련이 작성한 3분15초17초다.

남자 결선은 9월 2일 오후 9시 15분, 여자는 3일 오후 8시 40분에 각각 펼쳐진다.

◆복합경기

트랙과 필드 경기를 섞어 이틀 동안 남자는 10개 종목, 여자는 7개 종목씩 치러 육상의 진정한 '지존'을 가리는 종목이다. 다른 종목처럼 한 번에 승부를 겨루는 단일경기가 아니라 많은 종목을 이틀에 걸쳐 치르는 복합경기다 보니 경기 관전에 집중하기 힘들고 결과도 바로 알 수 없어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육상의 제왕'이라 할 만하다.

남자 10종 경기(트랙 4'필드 6개)는 첫날 100m, 멀리뛰기, 포환던지기, 높이뛰기, 400m, 다음날 110m 허들, 원반던지기, 장대높이뛰기, 창던지기, 1,500m 등 종목을 순서대로 치러 종목별 성적을 채점표에 의해 점수를 합산, 승자를 가린다. 여자 7종 경기는 첫날 100m 허들, 높이뛰기, 포환던지기, 200m, 둘째 날 멀리뛰기, 창던지기, 800m 등 7개 종목에서 자웅을 겨룬다.

10종 경기 세계 기록은 로만 제블레(체코)가 2001년에 작성한 9천26점, 7종 경기는 '철녀(鐵女)' 재키 조이너커시(미국)가 88년 서울올림픽에서 작성한 7천291점이다. 남자 10종은 제블레와 트레이 하디(미국) 간의 경쟁이 예상되고, 여자 7종은 제시카 에니스(영국)의 우승이 점쳐진다.

광저우아시안게임 은메달에 빛나는 한국 10종 경기의 '지존' 김건우의 선전도 지켜볼 만 하다. 김건우의 최고기록은 2006년 세운 7천824점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8천 점을 넘겨 8강에 드는 것이 목표다.

남자 10종은 대회 첫날인 27일부터, 여자 7종은 29일부터 이틀간 열린다.

◆20'50㎞ 경보

'빨리 걷기만 하면 되는 경기'라 생각하기 쉽지만 보기보다 규정이 까다롭고 힘든 경기다. 양발 다 지면에서 떠 있어도, 지면에 디딘 발 쪽의 무릎을 굽혀서도 안 된다. 때문에 허리와 엉덩이가 씰룩쌜룩하는 모습으로 걸을 수밖에 없다. 규정이 엄격하다 보니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국제경보심판구성위원회 소속 경보 전문 심판 9명이 별도로 배치돼 선수들의 자세를 감시한다. 이들은 모두 외국인 심판으로, 주관적 판정 개입을 방지하기 위해 개최국 심판을 배제한다. 같은 심판에게 2차례, 3명의 심판에게 동시에 부정 판정을 받으면 실격이다. 코스는 편도 1㎞ 도로를 왕복 순환한다.

경보는 '러시아 천하'다. 2009년 세계선수권에서 경보에 걸린 3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남자 20㎞ 경보에서 발레리 보르친이 2008년 올림픽, 2009년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했고, 남자 50㎞ 경보에선 세르게이 키드르얍킨이 2005년'2009년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 20㎞ 경보에서도 올가 카니스키나가 대회 2연패를 달성, 2008년 올림픽 우승과 함께 3년 연속 세계 최고의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이번 대회에서도 동반 우승을 노리고 있다. 20㎞ 경보 남녀 세계 기록은 각각 1시간17분16초(블라디미르 카나이킨'러시아), 1시간25분08초(베라 소콜로바'러시아)이고, 남자 50㎞는 데니스 니제고로도프(러시아)가 2008년에 세운 3시간34분14초다. 50㎞ 경보는 3시간 이상 걸리는 힘든 종목이어서 남자만 치른다.

남녀 20㎞ 경보는 각각 28일과 31일 오전 9시에 열리고, 남자 50㎞ 경보는 9월 3일 오전 8시에 시작된다.

◆마라톤

'육상의 꽃'이라 불리는 종목으로, 도심 내 42.195㎞를 달려야 해 가장 힘든 종목으로 꼽힌다. 이번 대회 코스는 국채보상기념운동공원을 출발, 같은 구간(15㎞)을 두 바퀴 돈 뒤 12.195㎞를 더 달려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루프 코스다. 이번 대회엔 남자 세계 기록 보유자인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2시간3분59초)와 비공인 세계 기록을 세운 제프리 무타이(케냐'2시간3분2초)가 불참, 2009년 베를린 선수권대회 우승자 아벨 키루이(케냐)가 2연패에 도전한다. 여자는 2009년 베를린대회 준우승자인 일본의 오자키 요시미가 우승을 노린다. 그러나 세계선수권 때마다 신예 스타가 탄생한 만큼 이번 대회에서도 새로운 우승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적잖다.

한국 선수단 중 입상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됐던 마라톤의 경우 '간판' 지영준이 허벅지 부상으로 불참하면서 개인 및 단체 입상에 비상이 걸렸지만 베테랑 이명승(32)에다 정진혁(21), 황준현(24), 김민(22), 황준석(28) 등 신예들을 내세워 한국 마라톤의 자존심을 살린다는 각오다. 여자부도 정윤희, 김성은, 최보라, 이숙정, 박정숙 등을 앞세워 세계육상선수권 사상 첫 남녀 동반 단체전 메달을 노리고 있다.

여자 마라톤은 27일 오전 9시 대회 첫 경기로 열리고, 남자 마라톤은 대회 마지막 날인 9월 4일 오전 9시에 출발한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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