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냉전 시대의 평화 소녀 사만사 스미스

1982년 유리 안드로포프가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 취임하자 힘의 외교를 내세우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미국과 긴장이 형성되었다. 이 무렵 미국 메인주에 살던 10살 소녀 사만사 스미스는 안드로포프를 다룬 타임지를 보고 어머니에게 "사람들이 왜 그에게 편지를 보내 전쟁을 하려 하는지 물어보지 않는 거죠?"라고 물었다. 어머니는 "네가 편지해보면 어떻겠니?"라고 대답했다.

사만사는 안드로포프에게 '소련이 왜 세계를 정복하려 하는지 알고 싶다'는 요지의 편지를 보냈고 이 사실이 소련 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에 보도돼 널리 알려지게 됐다. 안드로포프는 사만사에게 '우리도 평화를 원한다'는 답장을 보내며 그녀 가족들을 초청했다. 한 달 뒤 이 어린 소녀는 부모와 함께 소련을 방문, 각지를 다니며 소련 국민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 사만사는 미국과 소련에서 '평화의 사절'로 유명해졌다.

그러나 그녀의 삶은 너무나 비극적으로 짧게 끝났다. 1985년 오늘, TV 출연을 마치고 아버지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 비행기 사고로 숨졌다. 그녀의 죽음에 대해 미국과 소련에서 애도의 물결이 넘쳤고 각종 기념물이 세워졌다.

김지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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