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찬에서 두 번째 접시라는 뜻의 세콘도 삐아또(Secondo piatto)인 육류나 생선요리에 곁들이는 음식으로 샐러드와 이탈리아식 채소요리가 있다. 이를 각각 인살라따(Insalata)와 꼰또르노(Contorno)라고 한다.
한국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샐러드는 입맛을 돋우기 위해 식사 전에 즐기는 전채 요리로 보편화되어 있고, 채소요리는 스테이크 그릇 한 부분을 장식하는 가니쉬로 흔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의 인살라따와 꼰또르노는 주요리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면서 세 번째 메인음식(Terzo piatto)이라고 불릴 만큼 이탈리아 식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탈리아의 정통 샐러드는 여러 가지 잎채소에 기호에 따라 토마토나 오이, 양파, 당근, 콩 등 다양한 식재료를 첨가해 최상급의 올리브유, 레몬, 발사믹 식초 등으로 만드는 지중해 풍의 건강한 드레싱으로 버무려서 샐러드 본연의 맛을 잘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탈리아 가정에서 주로 먹는 샐러드(인살라따)는 준비 할 때의 모습이나 그 역할이 우리의 겉절이와 흡사하다. 씻어서 물기를 뺀 샐러드 채소를 커다란 믹싱볼에 담고 드레싱을 넣어 버무려서 상에 올려 덜어 먹으며, 그릇에 남은 샐러드 드레싱은 빵과 같이 먹는 점이 겉절이를 무친 그릇에 남은 양념으로 밥을 비벼먹는 우리의 습관과 닮았다. 그리고 쇠고기와 돼지고기와 같은 육류요리를 먹을 때 인살라따를 빼놓지 않는데, 이는 우리가 고기를 구워 먹을 때 겉절이를 곁들이는 것과 비슷한 듯하다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샐러드 이외에도 이탈리아에서는 무더운 여름철, 데친 쌀과 보리 또는 파스타 면에 취향에 따라 갖가지 재료를 넣어서 각종 허브와 올리브오일, 치즈 등을 잘 갈아 만든 양념장을 넣어 버무려서 별식으로 먹기도 한다. 쌀 샐러드(Insalata di riso), 보리 샐러드(Insalata di farro), 파스타 샐러드(Insalata di pasta)는 우리네 비빔밥이나 비빔국수와 그 모양이 비슷하다. 이렇듯 다양한 인살라따는 복잡한 조리 과정 없이 손쉽게 준비할 수 있어 바쁜 현대인들에게나, 푸짐하지만 칼로리는 낮아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에게 한 끼 식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의 채소요리인 꼰또르노는 그 재료와 조리방법이 다양하며, 전문 레스토랑보다는 일반 가정에서 더 많이 만들어 먹는다. 철마다 나는 각종 채소를 주로 사용하며 우리나라의 나물반찬처럼 그 종류가 매우 다채롭다.
봄에는 아스파라거스와 여러 산나물 등을 데쳐서 양념에 무치거나, 치즈를 넣어 오븐에 굽기도 하며, 피자의 토핑이나 빵에 끼워 샌드위치로도 즐긴다. 여름에는 가지, 피망, 호박 등으로 볶거나 오븐에 굽는데, 특히 가지는 얇게 튀겨서 토마토소스와 크림소스와 같이 층층이 쌓아 치즈로 양념해 굽는 파르미쟈나(Parmigiana)라는 요리를 이탈리아 전 지역에서 널리 즐기고 있다. 이탈리아 할머니들이 해주던 추억이 담긴 전통음식으로 유명하며 꼰또르노의 대표음식이라 할 수 있다. 또 호박꽃에 치즈반죽으로 속을 채워 튀기는 호박꽃튀김은 이탈리아의 독특한 식문화를 알 수 있는 채소요리이기도 하다. 가을에는 버섯을 볶거나 튀겨먹기도 하지만 가지나 피망과 함께 이탈리아식 장아찌로 만들어 일년 내내 저장해 두고 먹는 반찬으로도 즐긴다. 겨울에는 서양배추를 채 썰어 양념하여 국물이 자작하게 조리하기도 하며, 특히 이탈리아 남부 지방 나폴리(Napoli)에서는 프리쟈렐리(Friggiarelli)라는 무청을 마늘과 고추를 넣어 매콤하게 볶아 주로 돼지고기 요리나 수제 소세지인 살시챠(Salsiccia)에 곁들인다. 그리고 까르쵸피(Carciofi)라는 꽃봉우리 모양의 채소를 즐겨 먹는데, 길가 트럭에서 숯불에 구워 판매를 하기도 하며, 그 냄새가 좋아 식욕을 자극하여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에서 육류나 생선을 즐길 때 계절에 따라 나는 채소로 하는 반찬이나 나물들이 잘 발달되어 있듯이 이탈리아에서도 주 요리에 곁들이는 인살라따나 꼰또르노는 그 종류가 계절과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발달하였다.
한식에서 다양한 식재료에 간장, 된장, 참기름 등의 고유의 양념으로 맛을 내어 여러 다양한 채소요리를 만들어 즐기듯이 이탈리아에서도 올리브유, 발사믹 식초, 레몬, 각종 허브 등을 제철 식재료에 첨가해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즐기고 있다.
빠빠베로 오너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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