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대출 비상이 걸리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칠 여파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금융기관 건전성'에 미칠 악영향을 대비해 금융기관의 가계 대출 제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대출 규제가 시작되면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아파트 가격 상승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미국발 금융위기 여진이 이어지면서 대출 제한에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집값이 하락한 2008년 금융위기 때와 같은 '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대구 부동산 시장은 상대적인 안전지대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집값 상승폭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데다 담보대출 상승세 또한 타지역과 달리 미미한 때문이다.
◆비교 대상이 없는 낮은 아파트값 상승률
국민은행 주택가격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6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25.5%를 기록했다,
하지만 동기간 대구 아파트 가격은 물가 상승률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2.1%를 기록했다. 반면 부산은 51.3%의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고 대전(29.5%), 울산(28.1%), 광주(23.8%) 등 타 지방 대도시 모두 20%를 넘는 상승률을 나타냈다.
지난해부터 주택시장이 얼어붙은 서울은 상대적으로 낮은 21.7%, 인천은 27.6%를 기록했다.
수치상으로 볼 때 대구 아파트 가격은 전국적으로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로 침체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지난 5년간 2.1%의 상승률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회복세가 나타난 때문으로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는 -7%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평당 매매 가격도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동산 114 조사에 따르면 8월 현재 대구 아파트의 3.3㎡(1평)당 가격은 557만원으로 부산(704만원), 인천(797만원), 대전(668만원), 울산(609만원) 등 타 지방 대도시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6년 조사에서 전국 6대 광역시 중 3위 가격이었지만 현재는 5위로 추락한 상태.
대구 아파트 값 상승률이 낮은 것은 2006년 이전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미분양이 급증했고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구매력이 떨어진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동산 114 이진우 대구지사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대구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물가 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예전 수준을 회복한 상태로 볼 수 있다"며 "지난 5년간 타지역에 비해 유독 집값 상승세가 없었다"고 말했다.
◆담보대출 상승도 미미
대구의 낮은 아파트값 상승세는 역설적으로 가계 대출 안전성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상 주택 담보대출 증가는 집값 상승에 비례하며 집값 상승률이 없는 탓에 담보대출액 증가도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비수도권 예금취급기관 주택대출 잔액은 113조4천812억원으로 2009년 12월 말 97조7천24억원보다 16.1% 늘었다.
하지만 대구는 4.6% 증가에 그쳤다. 지난 5년간 대구의 주택 담보대출액 변화를 보면 2007년 말 12조8천100억원에서 2008년과 2009년은 12조7천700여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집값 상승세가 시작된 지난해에는 13조1천400억원,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담보대출 잔액은 13조4천여억원으로 증가세가 물가상승률 정도에 그치고 있다.
타 대도시의 경우는 지난 2009년 말 대비 담보대출 상승률이 인천 23.0%, 대전 22.5%, 부산 22.3%, 광주 21.9% 등이었다.
가계 대출 또한 대구는 상승률이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대구 가계대출 잔액은 21조2천349억원으로 지난 2007년 19조2천212억원과 비교하면 소폭 상승에 그치고 있다. 같은 기간 전국 가계 대출은 2007년 474조여억원에서 지난 6월 말 기준 617조8천여억원으로 큰 폭 상승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가계 대출 용도 또한 아파트 구입 등 부동산 투자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가계 대출 증가세가 낮은 원인은 주택 담보대출과 비슷하게 집값이 안정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 불안 여파도 대구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가계 부채가 위험 수준에 도달하면 우선적으로 주택 가격부터 하락하기 시작하지만 대구는 가계 부채 위험도가 상당히 낮고 집값도 상대적으로 낮아 추가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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