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기진의 육상 돋보기] 세퍼레이트·오픈 코스

자기 코스만 달리는 800m부터 출발 위치 다르게

육상 트랙의 길이는 400m다. 2개의 직선 주로(走路)와 2개의 곡선 주로로 구성되며, 공식적인 주로 수는 8개이다. 실내트랙은 150~200m 길이도 있고, 주로가 6개인 경우도 있다.

고대 올림픽대회는 '스타디온'주(走)인 단거리 경주, 장거리 경주인 '도리코스'주(走), 5종경기와 원반던지기가 종목의 전부인 그야말로 육상경기대회였다는 점에서 육상은 모든 스포츠의 효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단거리 경주의 트랙은 직선으로 이루어진 약 191.27m의 '스타디온'으로서 곡선주로는 없었다. 제1회 아테네 근대올림픽이 개최된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 (Panathinaiko Stadium)의 육상 트랙도 지금보다는 훨씬 짧은 곡선주로 1개를 포함하고 있는 U자 모습이었다.

주로(너비 1.22~1.25m)는 대부분 1.25m로 만들어져 있으며, 폭 5㎝의 흰색 선으로 구분된다. 초창기에는 줄을 쳐서 구분하기도 했다. 바닥은 최대한 평평해야 하며 경사는 가로 쪽으로 100분의 1, 달리는 쪽으로는 1천분의 1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트랙에서 어떤 종목은 자기 코스만 달리고, 어떤 종목은 자기 코스 없이 달린다. 또 출발점이 다를 때도 있다. 왜 그럴까? 정답은 레인(lane)에 따라서 실제 달리는 거리에 차이가 나고 원심력도 다르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대한 공정한 레이스를 위해 치밀한 기하학적 지식이 동원되는 것이다.

우선 가장 안쪽인 1레인은 당연히 400m를 뛴다. 그 다음 2레인은 407m이고, 가장 바깥인 8레인은 454m를 달려야 한다. 가장 안쪽 레인을 기준으로 직선거리 80m와 반경 37.898m의 반원으로 구성된 트랙은 바깥쪽으로 나가면서 레인마다 약 7.23m 혹은 7.85m씩 실제 거리가 늘어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자기 코스만 달리는 세퍼레이트(separate) 코스가 적용되는 800m 종목까지는 출발 위치가 다르게 적용된다. 800m의 경우 초반 120m를 달린 뒤 오픈(open) 코스로 실시된다. 1,500m부터는 오픈 코스로 출발한다. 따라서 자신의 주로로만 달려야 하는 200m'400m와 같은 세퍼레이트 코스의 적용 시에는 바깥쪽 레인일수록 출발선이 앞으로 당겨진다.

김기진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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