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에 가면 감 와인이 손짓한다. 청도 특산물인 씨 없는 청도반시로 만들어 감의 맛과 향이 살아 숨 쉬는 와인이다. 100% 감의 특수 효모로 발효시켜 1년 이상 숙성시킨 것으로 감 특유의 떫은맛과 달콤한 맛, 신맛이 어우러져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지역경제 활성화 견인
청도는 전국 감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청도반시뿐만 아니라 복숭아, 대추, 모과, 버섯의 산지로 유명하다. 특히 감을 원료로 한 감와인, 감말랭이, 감식초 등의 개발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올 5월엔 화양읍 유등리에 청도농산물프라자를 개장해 감염색 의류, 각종 감 가공식품, 복숭아 등 특산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곳 쉼터 공간에서는 감잎차 등 다양한 전통차도 즐길 수 있다. 남성현~와인터널~소싸움경기장~용암온천~농산물프라자~유등연지~청도읍성~석빙고를 돌아보는 관광 코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청도군 농정과 안종훈 유통담당은 "시민들이 찾아오는 청도로 만들기 위해 도로'주차장 확충 등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며 "지역특산물의 활성화는 농가소득 증대와 지역경제 살리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도감와인㈜
이달 19일 감와인을 찾아 풍각면 풍각농공단지에 위치한 청도감와인㈜ 공장을 찾았다.
이곳에서 하상오 대표로부터 감와인 제조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제조 공정은 감 선별 및 파쇄 작업과 발효 과정 그리고 숙성, 여과, 블렌딩, 입병 과정을 거쳐 명물 감 와인이 탄생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발효, 숙성, 여과 과정은 4년 이상 수차례나 반복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작업장에서는 40t 용량의 저장 탱크 10개와 10t짜리 탱크 30개, 2t짜리 100여 개의 저장탱크에서 와인을 발효, 숙성시키고 있다. 와인 병으로 따지면 80만 병을 저장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다. 하 대표는 "감 와인은 빛깔이 황금색이어야 하고 맛이 쓰지 않아야 최상품이다"며 "코를 자극하는 감 특유의 향이 진하게 묻어날수록 좋다"고 말했다.
특히 감와인 중 최고급으로 평가받는 아이스감와인의 과정은 좀 더 복잡하다. 아이스와인은 나뭇가지에서 초겨울까지 홍시가 된 감만을 주원료로 해 영하 20℃에서 2년간 얼리고 특별한 효모를 사용해 정제'숙성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청도감와인은 색깔은 화이트와인이면서도 맛은 레드와인의 떫은맛을 낸다. 이 오묘한 맛으로 2005년 APEC 정상회의 공식 만찬주, 2007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건배주, 2008년 2월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건배주로 사용돼 호평을 받았다. 레귤러(750㎖) 1만8천원, 스페셜(750㎖) 2만5천원, 아이스와인(375㎖) 8만9천원. 054)371-1100.
◆와인터널
1905년에 개통된 옛 경부선 열차 터널을 정비해 2006년 와인터널로 이름 붙여 와인숙성고로 활용하고 있다. 와인터널은 겨울 12℃, 여름 16℃의 온도와 60~70% 습도가 연중 일정하게 유지되고 다량의 음이온이 어우러져 와인 숙성에 알맞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길이 1㎞, 폭 4.5m, 높이 5.3m의 와인터널 안에는 감와인 숙성고, 시음장, 전시'판매장이 자리 잡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와인터널에 들어서자 바깥의 폭염은 저만치 사라지고 살갗이 오싹해질 정도로 시원했다. 달콤한 와인 한 잔뿐 아니라 한여름에는 피서지로, 겨울에는 피한지로도 제격이다.
평일임에도 피서 겸 와인을 즐기러 이곳을 찾은 연인과 가족들의 모습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울산서 왔다는 임경도(43) 씨는 "가족과 함께 청도를 찾아 감 따기와 감와인 만들기 체험을 하며 유익한 휴가를 보내고 있다"며 "와인터널의 시원한 공기와 향긋한 와인이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곳에서는 '베니스 글라스 판타지아' 행사가 다음달 15일까지 열리고 있다. 물과 유리의 도시 이탈리아 베니스 무리노섬에서 400년을 이어온 스키아본 가문의 아름답고 화려한 전통 유리공예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성인 5천원, 초'중'고 학생 3천500원(30% 할인).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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