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군 다사읍 부곡리 '새터마을'. '논메기 매운탕 붐'을 일으킨 신화의 발생지다.'논메기'란 말의 원조도 이곳이라고 한다. 평범한 농촌마을에 불과했던 이곳이 전국의 대표적인 논메기 매운탕의 명소로 변했다. 대구도시철도 문양역이 들어선 후 평일에는 1천여 명, 주말과 공휴일엔 2천~3천 명이 찾아온다. 전국에서 손님들이 찾아오고 있어 '대구에는 특별한 먹을거리가 없다'는 말을 일축하고 있다.
◆매운탕 마을전경
대구도시철도 2호선 종점인 문양역 인근 부곡리. 마을에 들어서면 여기저기 매운탕 집 간판이 눈이 들어온다.
낙동강 변에 위치한 이곳은 1990년대 초반 논에서 메기 양식을 시작한 곳이다. 메기 양식을 하다가 어느날 메기 매운탕 집으로 바꿨다. 찾아오는 손님들이 늘면서 본격적인 음식점 영업을 하기 시작해 지금은 전국적으로 이름난 '논메기 매운탕 전문 마을'로 변했다.
접근성도 좋다. 대구도시철도 반월당역에서 30분이면 2호선 종점인 문양역에 도착한다. 국도 30호선도 대구에서 성주, 칠곡 방면으로 잘 뚫려 있다.
◆논메기 매운탕의 역사
달성군 다사읍 부곡1리 문양역 일대가 '논메기 매운탕 마을'이 된 것은 30년 전이다. 이 마을 토박이 손중헌(62) 씨가 원조다.
평범한 농사꾼이던 손 씨는 1990년대 초 논메기 양식을 시작했다. 당시로선 큰 모험이었지만, 달성농업기술센터의 지도를 받아 자신의 논에 양식장을 만들었다. 하지만 잘 키운 메기를 판매할 곳이 없었다.
손 씨의 부인 정계태(58) 씨는 "낙심하고 있을 때 어느날 낚시꾼들이 메기를 끓여서 밥 좀 해달라고 요청해 양식장 옆 논두렁에 비닐천막을 만들어 낚시꾼을 상대로 밥을 해주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정 씨는 "처음엔 맛도 낼 줄 몰랐어. 그냥 촌스럽게 메기탕을 끓였는데도 낚시꾼들이 맛있다고 하더라"고 회상한다. 낚시꾼들의 입을 통해 "다사에 메기매운탕 집이 있다"고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일반 손님이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영업 장소를 집으로 옮겼다. 정식으로 영업 허가를 내 간판을 걸고 메기매운탕 영업을 시작했다. 10여 년이 훌쩍 지난 지금은 '메기 매운탕 명소'로 소문나면서 전국에서 손님들이 찾아오고 있다.
◆문양역-손님맞이 풍경
대구도시철도 2호선 종점 문양역 3층에서 내려다보면 전형적인 농촌 풍경이다. 하지만 역 광장에 내려서면 승합차가 줄지어 서 있다. 매운탕 집으로 손님들을 태워주는 셔틀차량이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 50~70대다. 가족 나들이와 친목 모임을 하는 단체손님들이 많다. 약속하기도 편하다. "몇 시에 문양역 앞에서 만나자"고 하면 된다. 역 광장에는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이 많다. 다 모이면 단골집의 차를 타기만 하면 된다. 식사를 한 후 또다시 역까지 태워준다. 손님 입장에서는 정말 편리하다. 이런 모습은 문양역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문양역은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많이 찾아오면서 실버타운이 됐다. 역사 3층에는 어르신들이 운영하는 실버카페'나우'도 있다.
달성군이 문양역 인근 마천산 트레킹 코스를 개발, '어르신들의 놀이터'가 됐다. 마천산은 쉬엄쉬엄 오르기가 쉬워 어르신들이 등산하기에 좋은 곳이다. 그래서 요즘 평일에는 평균 1천여 명, 주말과 공휴일에는 2천~3천 명이 방문, 건강도 챙기고 맛있는 음식도 즐긴다. 평범했던 농촌마을이 '천지개벽'한 셈이다.
◆논메기 매운탕마을 문산번영회
"우리 마을은 원조 논쟁은 절대로 없습니다."
부곡리 논메기 매운탕마을 문산번영회 배종열(56) 회장은 "회원 모두가 동네 선후배라 단합이 잘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 마을에 논메기 매운탕을 개발한 손중헌 씨는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온 동네 선배"라며 "회원 모두가 존경하고 있으며, 원조집을 중심으로 마을 전체가 논메기 매운탕의 명소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학규 총무(55)는 "우리 마을을 찾는 손님은 대부분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이며, 80%가 단골손님"이라고 강조한다.
요즘은 20, 30대 젊은 손님들도 늘고 있다. 문양역까지 데이트도 하고, 주변에서 등산을 한 후 매운탕과 닭, 오리 등 토속음식을 즐기는 젊은층이 늘고 있다는 것.
문산번영회 회원들은 '정갈한 맛' '깨끗한 환경' '더욱 친절한 서비스'를 약속하며 연중 문양역에서 손님맞이를 하고 있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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