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

일전의 문화예술 관련 행사에서 한미회계 법인 김성규 대표는 예술단체를 운영함에 있어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관계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회복지법인들의 예처럼 당신들이 기부하는 천원, 이천 원이 얼마나 소중하게 쓰이는지, 그 가치성을 확실하게 보여주면 사람들은 마음과 지갑을 연다. 그런데 우리 예술단체들은 이러한 가치성의 제시보다는 어렵다, 힘들다는 점만 부각시킨 것은 아닐까"라고 했다.

즉 문화예술단체들의 운영상 어려움은 항상 존재하지만 관객들께서 표를 사고 후원자들의 후원을 통한 문화예술 활성화로의 단계로 나아가게 만드는, 그 연결고리를 만드는데 대체로 뭔가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라는 뜻이다.

최근 서울 예술의전당 야외광장에 신세계스퀘어라는 야외공연장이 만들어 졌다. 예술의전당 김장실 사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두 사람의 우연한 만남의 결과로 이루어 진 것이다.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예술과 경영의 서로 다른 두 분야가 공통점이 더 많고 같이 접목될 때 그 시너지 효과가 아주 클 것이라는 서로의 가치성을 인식한 결과다.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인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은 회사가 경영상의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도 임직원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건음악회를 계속해왔다.

이 음악회의 수준과 지속성을 유지한 결과 이건산업의 브랜드 가치도 많이 올라갔다고 생각한다. 문화예술의 가치성을 알아챈 눈 밝은 기업인이 있기에 이러한 바람직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야 극소수가 아니가. 그러면 문화예술인들의 할 일이 더 명확해지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 감성에 치우치기보다는 기업인보다도 더 뛰어난 경영마인드를 가져야 할 것이다.기업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은 이익이 있는 곳에 투자를 당연히 하지 않겠는가.

인천의 한 오페라단의 경우를 보면 기업인들의 후원과는 다른 방법의 해결점이 보인다. 꽤 여러 해 동안 오페라단을 운영해 오는 가운데 후원회원을 꾸준히 관리해온 결과 지금은 약 600여 명의 후원회를 자랑한다. 후원회원은 각자가 정한 후원금을 매년 납부하고 오페라단은 이들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한다.

우리들은 세상을 향하여 문화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또한 잘 단장하여 문을 활짝 열어놓아야 한 다. 누구라도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문화예술에 기꺼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잘 만들어야 한 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예술의 기본 바탕인 훌륭한 컨텐츠도 있어야 하겠지만 현재 실기 위주로 짜여진 예술 관련 대학의 커리큘럼을 다양하게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자긍심을 바탕으로 한 문화예술인으로서의 투철한 직업정신이 오히려 더 필요하다고 본다.

김형국 대구동구문화체육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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