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기념해 대구시가 주최하고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나우 인 대구'(Now in Daegu) 전시가 대구 중구 경상감영공원 옆 구 상업은행 대구지점의 특별전시장에서 9월 18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미디어아트의 현주소와 동향을 소개하는 '국제 미디어아트전-예술의 이익'전과 지역작고'원로작가들의 우수 작품을 소개하는 '지역미술전-대구미술의 빛과 정신'으로 구성된다.
전시장 1, 2층에서는 미디어아트 '예술의 이익'전이 열리고 있다. 국제미디어아트전에는 1960년대 비디오아트 초기부터 현재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20대 젊은 아티스트까지 다양한 계층의 작가가 참여해 사진, 비디오아트, 웹아트, 사운드아트, 애니메이션, 미디어 파사드, 퍼포먼스 등의 작품을 전시한다. 백남준, 니키리, 박찬경 등 20여 명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장 1층을 들어서면 강영민의 '하트만국기'가 등장한다. 200여 일 동안 하루에 한 나라씩 국기를 그리며 작가는 그 나라를 상상했다. 마음으로 떠난 세계여행이 담겨 있다. 스피커가 수십 개 달려 있는 김영섭의 '남과 여-슬픈 인연' 작품에는 남자와 여자의 목소리가 번갈아 나온다. 남자는 '성격, 외모, 몸매, 얼굴'을 이야기하고 여자는 '매너, 자상함, 열정, 능력' 등을 말한다. 남자와 여자의 서로 다른 가치관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운드 설치작업이다.
옛 상업은행에서 사용되던 금고에는 양아치의 작품이 설치됐다. 육중한 금고문 안에는 황금 조형물이 곳곳에 있다. 양아치는 '20세기를 근근이 포즈를 써 유지' 작품을 통해 20세기의 물질주의 등에 대한 담론을 제시한다.
2층으로 올라가면 커다란 흰 화면 속에서 깜빡이는 글자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장영혜중공업은 비트 있는 재즈음악을 배경으로 빠른 속도로 변하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선보인다. '이상으로의 여행-테크놀로지에 관한 짧은 역사와 함께'는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사회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보고 있으면 음악과 화면의 변화가 리드미컬하게 다가온다.
백남준의 '버튼 해프닝'도 전시된다. 백남준의 초기 비디오 작품 중 현존하는 가장 초기작인 이 작품은 1965년 자신의 재킷 단추를 열었다 잠그는 행위를 반복해 보여준다. 최근에 발견돼 복원된 이 작품은 플럭서스의 개념미술적 전통과 유머가 깔려 있다.
임창민은 비디오미디어로 인간 욕망 구조를 다양하게 조명한다. '워킹 맨'은 인간 자신의 한계 안에서 일정한 심리적 행위를 무한 반복해야 하는 인간의 면모를 상징하고 있다. 철판 위에 한쪽에는 진짜 돌이, 한쪽에는 돌의 영상을 담은 TV가 균형을 이루고 있는 TV 시소도 재미있다. 실재와 가상, 자연과 문명을 대비시킨 작품으로, 박현기의 1984년 작이다.
재미있는 인터렉티브 사운드 설치작품도 있다. 김기철의 '사운드 드로잉'은 큰 화면 위에 관객이 주어진 펜을 갖다대면 피아노 소리가 난다. 일상적 조음행위와 관련 없는 동작에 상호작용하는 소리를 들음으로써 물리적 행위의 결과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체험하게 된다.
3층에는 '지역미술전-대구미술의 빛과 정신'전이 열리고 있다. 정점식, 장석수, 서석규, 강우문, 서창환, 신석필, 강홍철, 전성택 등 지역 작가 70여 명의 작품이 전시된다. 구한말 일제강점기에 형성된 대구근대미술의 태동 무렵부터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 해방공간에 태어나 현재까지 활동 중인 작가 및 작고 작가의 회화, 조각 작품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눈여겨볼 만한 작품은 이쾌대의 '무희의 휴식'을 비롯해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공개되는 권진호의 1933년 작 수채화 '풍경', 이경희의 1959년 작 '해풍' 등이다. 특히 이경희는 최근 수십 년간 두문불출하다가 이번 전시를 위해 초기 작품을 출품했다. 장석수의 '면상', 이영륭의 '컴포지션(Composition) 63'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서동진의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초기 수채화 작품도 전시된다.
한편 이번 전시 공간은 1976년 완공된 상업은행 건물로, 8년여 전 대구시에서 매입한 이래 그 사용 목적을 찾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가 이번 전시를 위해 사용됐다. 이 건물은 앞으로 대구문학관으로 리모델링될 예정이다. 053)655-5622.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12년 간 가능했던 언어치료사 시험 불가 대법 판결…사이버대 학생들 어떡하나
[속보] 윤 대통령 "모든 게 제 불찰, 진심 어린 사과"
한동훈 "이재명 혐의 잡스럽지만, 영향 크다…생중계해야"
홍준표 "TK 행정통합 주민투표 요구…방해에 불과"
안동시민들 절박한 외침 "지역이 사라진다! 역사속으로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