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잡스 떠나니 삼성·LG 웃었다…삼성전자 주가 2.4%↑

국내 IT업계 긍정효과 기대

21세기 정보기술(IT) 산업의 총아 '스티브 잡스'가 24일 애플 CEO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국내 IT 업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은 24일 성명에서 "스티브 잡스가 CEO에서 사임한다"고 발표한 뒤 후임 CEO로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선임했다.

스티브 잡스는 이날 이사회에 보낸 편지에서 "나는 애플 CEO 자리를 떠나게 되면 이사회에 가장 먼저 알리겠다고 말해왔는데 불행하게도 그날이 왔다"며 "이제 새 역할을 통해 애플의 또 다른 성공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잡스의 사임 배경은 명확하게 알려진 것이 없지만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잡스는 2004년 췌장암 수술과 2009년 간이식 치료를 받았고,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병가를 내왔다.

CEO 자리에서 물러난 잡스는 당분간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의 갑작스런 사임은 세계 IT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집단지도체제 아래의 애플이 당장 혼란에 빠질 가능성은 낮지만 카리스마와 천재적 창의성을 겸비한 잡스의 공백은 애플의 미래를 위협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잡스는 과거 애플을 파산 위기에서 구해냈고, 시대의 흐름을 꿰뚫는 통찰력,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는 능력, 천부적인 프레젠테이션 기술을 선보여 왔다. 그가 갑자기 2선으로 퇴진하면 애플이 세계 다양한 업체들과 치르고 있는 특허 소송이나 경쟁에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반면 삼성'LG 등 애플과 치열한 특허전쟁을 벌이며 스마트폰 및 태블릿PC에서 경쟁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엔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증권업계는 세계 IT 시장에서 애플의 독주체제를 구축한 잡스의 퇴진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IT 기업 주가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잡스의 퇴진 소식과 함께 애플과 경쟁관계의 국내 기업 주가는 급등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전날 종가보다 2.40%나 오른 72만5천원에 거래를 마감하는 등 시가총액이 큰 IT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하면서 코스피도 동반 상승했다.

증권업계는 이날 지수 상승은 잡스의 퇴진 이후 애플 경쟁력이 약화될 경우 국내 IT 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이 잡스의 천재성에 의존해온 정도를 감안할 때 그의 퇴진은 국내 IT 기업에 어떤 방식으로든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업계는 "애플 고객이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경쟁사 제품으로 눈을 돌릴 수도 있다"며 "잡스 사임은 앞으로도 계속 IT 기업 주가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