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교육 여건따라 읍-면 시각차

울진군, 서울 유명 학원 불러 고교 방과후 수업 '빌리지 스쿨'

울진군이 2009년부터 고등학생들의 학력 신장을 위해 서울의 유명 학원과 위탁계약을 맺고 진행하고 있는 '빌리지 스쿨'에 대한 지역별 반응이 사교육 존재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있다.

개인과외 등 사교육이 존재하는 울진읍 주변 지역은 빌리지 스쿨에 대해 냉담한 반면 사교육이 없는 죽변·후포면은 학부모를 중심으로 뜨겁게 반응하며 지속적인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울진읍에 사는 김모(50) 씨는 "빌리지 스쿨도 좋지만, 개인과외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다"며 "빌리지 스쿨에 들어가는 돈을 아이들 학원비에 보조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후포읍에 사는 이모(48) 씨는 "개인과외 혹은 학원시설이 열악한 지역 학생들에게 빌리지 스쿨은 '단비' 같은 존재"라며 "군에서 예산을 들여 서울의 유명강사를 초빙해 오니 부모들의 사교육비 절감은 물론 아이들의 실력까지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울진고는 빌리지 스쿨 운영에 대해 미온적이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6억3천만원이 투입돼 진행된 빌리지 스쿨 운영에 대해 '차라리 학교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낫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업 당시 울진고는 공유재산관리 조례와 수익자부담원칙 등을 내세우며 교사들의 수고비와 교실 사용료 부담을 군에 요구했다. 실제로 군은 사업비 가운데 교실사용료로 매달 40만원과 학생담당교사 및 교감에게 15만원씩을 지급했다.

반면 죽변고는 학생들에게 우수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면 모든 학교시설을 무료 제공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울진군 관계자는 "빌리지 스쿨을 원하지 않는 학교는 축소하고 원하는 학교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진·박승혁기자 psh@msnet.co.kr

빌리지 스쿨=울진군이 고등학교 1, 2학년들의 학력 신장을 위해 외부 우수 학원과 위탁을 맺고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는 공교육 지원 프로그램이다. 수업은 주말과 주중 방과후 시간을 이용해 이뤄지며 개인별 맞춤학습과 진학상담 등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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