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네이트 개인정보 빼낸 해커 피해자 신용카드 발급시도

은행들 "고객들 비밀번호 빨리 변경하세요"

지난달 네이트 대규모 해킹 사건으로 인한 피해가 실제 발생했다. 개인정보를 빼낸 해커들이 카드 추가 발급을 시도하고 싸이월드 미니홈페이지를 해킹하는 등 피해가 현실화되면서 이미 개인 정보가 유출된 사용자들은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한 카드사 고객 A씨는 이달 19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한 통 받았다. 자신이 발급하지도 않는 카드 신청이 완료됐다는 내용의 메시지였다. 누군가 A씨의 정보를 이용해 신용카드 추가발급을 신청한 것. A씨는 "재빨리 은행에 전화해 카드발급을 막지 않았다면 큰 피해를 볼 뻔했다"고 말했다. 신규발급과 달리 추가 발급은 고객의 주민등록번호와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만 알면 전화로 신청할 수 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네이트 대규모 해킹 때 정보를 알아낸 해커들이 카드 추가 발급을 시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해킹당한 사람들도 적잖다. 대학생 정모(24'여) 씨는 얼마 전 미니홈피 다이어리에 올라온 이상한 글을 보고 깜짝 놀랐다. 누군가 자신의 미니홈피에 로그인해 다이어리에 '나는 네가 너무 보고 싶어. 내가 누군지 기억하지? M'이라는 글을 남겼기 때문. 정 씨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내 미니홈피에 들어와 글을 쓰고 일기까지 다 읽어봤다고 생각하니 정말 섬뜩했다"며 "비밀번호를 바꾸더라도 휴대전화 번호와 주민등록번호처럼 바꿀 수 없는 개인 정보도 있는데 고객 정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네이트 측에 화가 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때문에 카드사와 은행들도 고객들에게 비밀번호 변경을 요청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대구은행은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지사항을 띄웠다. 대구은행은 '네이트에서 사용하는 ID와 비밀번호를 똑같이 사용하는 고객들은 즉시 바꿔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2차 피해 예방에 힘쓰고 있다. 신한은행과 SC제일은행, 농협 등 다른 주요 은행권도 비슷한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에 네이트와 싸이월드에서 유출된 개인 정보가 3천500만 명이 넘는다고 하는데 이는 우리 고객 상당수의 개인 정보가 빠져나갔다는 말"이라며,"해커들이 어떤 방식으로 악용할지 모르기 때문에 네이트, 싸이월드와 같은 아이디,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고객들은 예방 차원에서라도 변경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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