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여자 10,000m 결선에서 케냐에 이번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안긴 비비안 체루이요트(28)는 치밀한 레이스 전략을 펼친 끝에 승리를 따냈다. 키 155m, 38kg의 가냘픈 몸매의 체루이요트는 25바퀴를 도는 레이스 도중 나머지 2바퀴를 남기기 전까지 한 번도 선두에 나서지 않았다. 초반 8바퀴에서 셜레인 플래너건(30'미국)이 선두를 지킬 때 중위권에서 탐색전을 벌였다. 17바퀴를 남기고 2009년 베를린 대회 여자 10,000m에서 우승한 리넷 마사이(22'케냐)가 치고 나올 때는 2위에 따라붙었다. 12바퀴를 남기고 올 시즌 성적이 가장 좋은 샐리 킵예고(26'케냐)가 선두로 나설 때는 3위로 쫓아갔다. 마사이와 킵예고가 선두를 다투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때도 체루이요트는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힘을 비축한 채 선두를 턱밑까지 쫓아갈 뿐이었다. 하지만 막판 2바퀴를 남기고 체루이요트는 놀라운 힘을 과시했다. 선두 마사이를 순식간에 제쳤고, 막판 힘을 내던 킵예고와 거리도 점점 벌렸다. 체루이요트는 선두 다툼에 힘을 빼기보다는 자신만의 레이스를 펼치다가 눈 깜짝할 선두로 치고 나와 결승선까지 내달려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체루이요트는 "힘든 레이스였지만 막판까지 스피드를 유지한 것이 승리의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체루이요트가 이날 10,000m에서 우승하면서 '장거리 여왕' 자리에 앉는 것도 시간문제가 됐다. 2009년 베를린 대회 여자 5,000m에서 우승한 체루이요트는 올 시즌 이 종목 최고기록(14분20초87)을 기록하는 등 적수가 없는 상태다. 5,000m에서 우승하면 2005년 헬싱키 대회에서 여자 5,000m, 10,000m에서 우승한 디루네시 디바바(26'에티오피아) 이후 처음으로 두 종목을 석권하는 '여왕'의 자리에 앉게 된다.
체루이요트는 "남은 기간 체력을 보강해서 5,000m 타이틀 반드시 지키겠다. 나의 페이스와 자신감을 가지고 나의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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