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 100m, 지터 vs 프레이저…미국-자메이카 자존심 대결

29일 오후 9시 45분

"메이저 대회 첫 우승 하러 왔다!" VS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연패를 이루겠다!"

현역 최고 기록 보유자인 카멜리타 지터(32'미국)와 올림픽'세계선수권 챔피언(기록 현역 2위) 셸리 앤 프레이저(25'자메이카)가 100m 여왕 자리를 놓고 '광속' 경쟁을 벌인다. 29일 오후 9시 45분 결선에서 예상되는 이들의 우승 다툼은 개인을 넘어 '육상 최강' 미국과 '단거리 왕국' 자메이카 간의 자존심 싸움으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단 기록상으로는 지터가 한발 앞선다. 지터는 현역 선수 가운데 가장 빠른 10초64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23년째 성역으로 남아 있는 그리피스 조이너(미국)의 세계 기록(10초49)을 깰 선수로 손꼽히기도 한다. 2009년 베를린 선수권 단거리를 석권한 자메이카를 견제할 '미국의 자존심'이기도 한다.

또 지터는 해마다 열린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에 출전, 여자 100m 3연패를 달성한 만큼 누구보다 대구스타디움에 익숙하다. 최근 기록이 10초80∼10초90대를 꾸준히 유지하며 기복 없는 기량을 보이고 있는 것도 지터의 메이저 첫 우승에 힘을 싣고 있다. 지터는 "대구는 이미 여러 번 와 봐서 잘 알고 있고 항상 경기 결과도 좋았다"며 "이번 대회가 세계선수권인 만큼 방심하지 않고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승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문제는 경험이다. '무관'의 여왕인 지터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대회에서 아직 한 번도 우승이 없다. 세계선수권 대회에 처음 출전한 2007년엔 3위를 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땐 아예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졌다. 이후 슬럼프를 겪다 재기했지만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역시 동메달에 머물렀다.

나이(32)가 많다는 것도 극복해야 할 숙제다. 100m 막판 스퍼트에서 얼마나 힘을 집중할 수 있을지가 첫 메이저 우승의 관건이다.

프레이저는 개인 최고 기록과 올 시즌 기록에서는 지터에 뒤지지만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 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금메달을 모두 휩쓸었다. 특히 1999년 7회 세비아 선수권대회 때 매리언 존스(미국)가 기록한 10초70을 제외하면 세계선수권 사상 두 번째로 좋은 기록으로 지난 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프레이저는 당시 '여자 볼트'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프레이저는 선수권 2연패를 위해 막판 스퍼트를 보강했다. 프레이저는 "근육을 단련해 레이스 막판에 힘을 끌어올릴 수 있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해왔다"며 "허리가 좋지 않았지만 인내하면서 훈련으로 극복한 만큼 2연패도 가능하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프레이저는 지난해 6개월간 출전 정지를 당한 탓에 실전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는 것이 약점이다. 프레이저의 대회 2연패는 얼마나 실전 감각을 빨리 찾을 수 있느냐에 달렸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