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시경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나를 속속들이 들여다보는 사람을 만난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아무리 정직하게 사는 사람이라도 그 사람과 마주치는 것만으로 두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나와 똑같은 목소리를 흉내내는 사람을 만난다면 어떤 기분일까.
개그맨 최병서 씨는 남의 말을 흉내내는 데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성대모사의 달인이다. 그는 동료 부인에게 남편 목소리로 전화해 남편인 것처럼 술상을 보게 하기도 했단다. 나중에 이 같은 사실을 안 그 부인은 애꿎은 남편만 닦달했다고 한 토크쇼에서 밝힐 만큼 최 씨의 성대모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역대 대통령 성대모사와 흘러간 유행가 모창이 그의 장기이다." "그 소설은 주인공의 성격 묘사가 뛰어나다."
앞서의 문장에 나오는 '성대모사' '성격 묘사'에서 '모사'와 '묘사'에 대해 알아보자. '모사'(模寫)는 무엇을 흉내 내어 그대로 나타냄, 어떤 그림을 보고 그대로 본떠서 그림을 뜻하며 "그는 초상화를 모사에 불과하다며 한사코 그리지 않았다." "모사의 목적은 원본 보존을 위한 모사품의 작성 등이 있다."로 쓰인다. '묘사'(描寫)는 눈으로 보거나 마음으로 느낀 것 등을 그림을 그리듯이 객관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하며 "그 작품에서 그녀는 변덕스러운 여자로 묘사되었다." "언니는 그 남자의 얼굴을 동물로 묘사했다."로 쓰인다. 이제부터는 '성대모사'를 '성대묘사'로 혼동하지 말았으면 한다.
'모사' '묘사'와 같이 '묘목' '모종'에서 '묘'와 '모'의 쓰임에 대해 알아보자. '모'는 옮겨 심기하기 위해 가꾸어 기른 벼의 싹을 뜻하지만 옮겨 심기 위하여 씨앗을 뿌려 가꾼 어린 식물, 또는 그것을 옮겨 심는 일은 '모종'이라고 한다. '모종'은 '모'에다 한자어 종(種)이 더해진 것이다. '모' '모종'을 '묘' '묘종'으로 착각해서는 곤란하다. '묘목'은 옮겨 심는 어린 나무를 말한다. "식목일에 묘목을 정성 들여 심었다." "토마토는 모종을 구하기가 쉽고 가꾸기가 까다롭지 않다." "적절한 시기에 모를 붓는 것이 논농사를 잘하는 지름길이다."로 쓰인다.
요즘은 정보 매체의 발달로 지식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전문지식뿐 아니라 다양한 각종 지식이 넘쳐나다 보니 사람들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직접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려 한다. 뭐든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모든 게 다 해결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같이 인터넷 검색에 의존하다 보니 각종 사전 찾는 법을 아예 모르는 사람도 생겨난다. 손쉽게 습득한 것은 쉽게 잊혀지고, 힘들게 노력해서 얻는 지식은 자신의 영원한 양식이 되는 법이다.
이번 한 주 사전에서 내가 필요한 정보를 찾아보도록 자신을 길들여보면 어떨까요.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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