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흉년'에 시달리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남은 희망은 누가 될까?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가 30일 오후 7시 5분부터 열리는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3번째 세계선수권 우승과 함께 28번째 세계기록 사냥에 나선다.
이번 대회에서 우사인 볼트와 함께 가장 주목받는 이신바예바는 28일 열린 자격 예선에서 4m55를 뛰어넘어 12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했다. 첫 번째 시도에서 기준 기록을 훌쩍 넘어설 정도로 몸놀림이 가벼웠다. 4m60을 넘은 선수가 한 명도 없는 가운데 결선 진출자 12명 중 이신바예바를 포함해 10명이 4m55를 기록했고, 나머지 2명은 4m50으로 통과해 메달에 도전한다.
이신바예바는 말이 필요 없는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지존'이다. 최고기록 5m06으로 여자 선수는 아무도 넘지 못할 것이라던 5m의 한계를 넘었고,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을 27번이나 갈아치웠다.
이신바예바는 2003년 7월 영국 게이츠헤드에서 열린 대회에서 4m82로 첫 세계기록을 세운 이후 1인자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스베틀라나 페오파노바(러시아)를 1㎝ 차이로 꺾고 4m91을 넘어 금메달을 따냈고, 이 대회를 계기로 거침없는 독주를 시작했다. 2005년 7월 영국 런던 대회에서는 5m의 벽을 깼고, 그 해 8월 헬싱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m01의 세계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각종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던 이신바예바는 2007년 오사카 세계선수권에서 4m80을 기록하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또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5m05로 세계기록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며 올림픽 2연패까지 달성했다. 이신바예바가 시상대 맨 위에 선 메이저대회만 9차례나 된다. 'IAAF 올해의 여자 선수상'도 3번(2004'2005'2008년)이나 차지했다.
영원할 것 같던 이신바예바의 시대도 2009년 잠시 삐걱거렸다. 2009년 7월 영국 런던 대회에서 아나 로고프스카(30'폴란드)에게 밀려 2위에 그쳤고,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는 아예 바를 넘지도 못한 채 참패를 맛봤다. 그러나 그해 8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대회에서 5m06으로 세계기록을 세우며 건재를 과시했다. 공식경기에서 모습을 감춘 뒤 11개월 만에 복귀한 이신바예바는 올 2월 러시아 실내육상경기대회에서 4m81을 기록해 '여왕의 귀환'을 선언했다. 또 지난 7월 30일 스톡홀름에서 열린 IAAF 다이아몬드리그 대회에서 4m76을 뛰어넘어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신바예바가 이번 대회에 임하는 자세는 비장하다. 지난해에도 부진에 빠지자 자신을 키워낸 '옛 스승' 예브게니 트로피모프 코치에게 5년 만에 돌아갔다. 최근 손목을 다쳤지만 대회 출전을 강행하며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이신바예바의 목표는 '인간새'로 불렸던 세르게이 부브카(우크라이나)가 세운 35차례 세계기록을 깨는 것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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