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창] 치과 경영하기

'모기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를 지나서 그런지 요즘은 아침저녁으로 신선한 가을 기운을 느끼게 된다. 일교차가 10℃ 안팎으로 커서 감기에 걸리기 쉬움으로 건강관리에 유의하라는 뉴스도 나온다. 그리고 다가오는 9월에도 잦은 비와 늦더위가 있을 것이라는 예보도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부터 이달 22일까지 53일 중 비가 온 날이 37일이고 맑은 날은 16일에 불과했다고 한다. 같은 기간 중 비 온 날을 비교했을 때 최근 5년 중 가장 많이 비가 내렸고, 7월 한 달에는 무려 23일이나 비가 왔다고 한다.

이러한 잦은 폭우와 폭염이 이어지는 동안 전국에 걸쳐 병충해 피해로 농가에는 비상이 걸렸고 고추와 사과 등과 같은 수확기를 앞둔 농작물에 대한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직장인들은 여름휴가를 도둑맞고 덩달아 국내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와 레저업체도 타격을 입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7월 해외로 출국한 사람의 수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하니 어떻게 이해하는 것이 좋을지 의문이다. 예년보다 일찍이 찾아온 한가위가 풍성하기는커녕 우리네 시름만 늘어날까 걱정이다.

이런 상황은 치과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비가 온 날 저녁에 만난 동료에게 오늘 어땠냐고 물었더니 '유비무환 아니냐'고 한다. 비가 오면 환자가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듯이 이전보다 치과 경영에 대한 세미나가 많이 눈에 띄는데 최근 한 치과잡지에 실린 글을 보면 한 호주의 치과의사가 남들과 다르게 하여 3일 근무하고 수입은 2.5배 높다고 한다.

그는 개업한 후 수입을 올리기 위해서 24시간 진료도 해보았지만 결국 몸만 힘들고 수입은 별로 늘지 않자 돈이 안 되는 응급환자들은 버리고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위 소수의 환자들에게 집중했다고 한다. 즉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대부분의 C급 환자들은 버리고 A급 환자들에게 A급 환자들만 소개받아 B'C급 환자들을 자동적으로 걸러지게 했더니 스트레스는 줄고 수입은 올라가는 병원이 됐다고 한다. 누가 A급 환자이고, 누가 C급 환자인지도 의문이지만 환자들의 개인적인 아픔에도 A급 아픔이 있고 C급 아픔이 있는지 혼란스럽다.

어느 모임에서 치과경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치과경영? 그렇게 경영을 하고 싶으면 사업을 하지…. 치과는 경영을 하는 곳이 아니고 치료하는 곳 아이가!"라는 선배 치과의사의 말이 자꾸 떠오르는 것을 보니 나의 마음도 조금씩 흔들리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장성용(민들레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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