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기진의 육상 돋보기] 맞바람 불어야 좋은 원반던지기

원반, 창, 포환, 해머를 던지는 4대 투척경기는 원시시대의 수렵 생활에서 유래하여 고대 부족 간 전쟁에 대비한 훈련과정에서 스포츠로 발전했다. 전투능력과 밀접한 원반던지기는 제18회 고대 올림픽(기원전 708년)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던 5종 경기에 처음으로 포함됐고,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에 채택됐다. 여자는 남자보다 늦은 제9회 암스테르담 올림픽에서 등장했다.

투척경기는 힘을 바탕에 둔 파워와 턴, 스텝의 조화로 이루어지는 기술의 경기이다. 원반던지기는 정해진 크기의 원 안에서 회전과 스텝 동작을 통해 순간적인 힘으로 던진다. 가장 중요한 물리적 요인은 투척순간의 초속도와 투척각도, 투척순간 높이를 들 수 있다. 공기의 저항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데, 공기저항을 가장 많이 받는 원반은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이 더욱 중요하다. 원의 지름은 2.5m다.

돌 혹은 청동으로 된 물체를 던지기 시작한 원반던지기는 투척종목 중 고대 그리스인이 가장 사랑한 종목이다. 원반은 1907년 그때까지 발견된 고대원반 15개의 평균치에 근거해 지름 약 21.9㎝, 중심 두께 약 4.4㎝, 무게 2㎏ 이상으로 규격화됐다. 1928년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여자 종목은 지름 약 18㎝, 무게 1㎏인 원반을 사용한다. 원반의 무게 차이가 두 배 이상 나기 때문에 원반던지기 세계기록은 여자 기록이 남자 기록보다 앞서는 유일한 종목이 됐다. 남자 세계기록은 위르겐 슐트(독일)가 1986년에 세운 74m08인데 비해 여자 세계기록은 1988년 가브리엘레 라인슈(독일)가 세운 76m80이다.

원반던지기는 처음에는 그냥 선 채로 던지던 동작에서 시작되었으나 현재는 1926년 미국의 클라렌스 하우저가 고안한 왼발을 축으로 회전하여 원심력을 이용해서 던지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허리가 강한 선수는 양발을 넓게 벌려서 회전반경을 크게 하는 방법에 의존하며, 근력이 우수한 유럽선수들은 좁은 반경을 유지하되 빠른 회전속도를 발휘하면서 던지는 기술에 주로 사용한다. 따라서 길고 강한 힘의 팔, 빠르고 강한 회전력의 다리를 지닌 선수가 유리하다.

투척종목은 적절한 투사각을 다르게 가진다. 원반은 중앙이 두껍고 양끝이 얇은 타원형으로 비행기 날개처럼 양력의 영향을 받아서 떠오르게 되는데, 투척각도가 45도 이상이면 위로 떠올라 비행거리가 짧아지기 때문에 30도로 던진다. 약간의 맞바람은 오히려 체공시간을 증가시켜 기록향상에 도움을 주는데 초속 10m의 맞바람은 약 5m의 기록을 향상시킨다.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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