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육·의료 실망 울진을 떠날래…원전 등 직원전출 잇따라 고민

울진지역 각 기관들이 '울진을 떠나고 싶어하는 직원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취업이나 인사 등을 이유로 울진에서 일을 시작했지만 몇 달 지나지 않아 부족한 의료 및 교육 인프라와 연고지 근무 등을 희망하며 울진을 떠나려고 한다는 것. 이 때문에 각 기관들은 떠난 직원들로 인한 업무 차질과 경력직원 구하기 등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울진원전은 지난 3월 차장급 이하 1천140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다른 지역으로의 전출을 희망하느냐'를 묻는 질문에 무려 80% 이상이 '희망한다'고 답했다. 차장급은 232명 가운데 74%인 171명이, 직원은 818명 중 86%인 707명이 의료 및 교육 인프라 부족으로 전출을 희망한다고 응답했다.

또 울진군에서는 매년 10명 이상의 공무원을 타 지역으로 보내고 있다. 울진군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경상북도와 도내 각 지자체로 떠난 공무원이 평균 10명에 달한다는 것.

울진군 관계자는 "공무원 임용시험의 합격 성적이 타 지역에 비해 다소 낮은 울진에 지원해 합격한 다음 경북도 전입시험이나 시군 협의에 의한 전출 등을 통해 연고지로 빠져 나간다"며 "업무 처리에 익숙해질 무렵 울진군을 빠져나가는 후배 공무원들을 보면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고 혀를 찼다.

실제로 올해 5월 실시된 '경상북도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서 행정직의 경우 울진은 평균 69점인 반면 포항은 79점으로 10점이나 높았다.

울진경찰서도 예외는 아니다. 인사 등으로 울진에 발령받은 경찰들이 일정기간 근무를 마치면 곧바로 연고지로 돌아가길 원하기 때문에 업무 공백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역 사정에 밝아야 하는 수사 등과 같은 분야에 근무하던 경찰들이 1~2년 후 타 지역으로 떠나버리면 원활한 업무수행이 어렵다"며 "특히 고향으로 가기 전까지 편안한 부서만 찾아다니는 얌체 동료들을 볼 때면 마음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울진군지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곳에 근무하는 26명 가운데 80%가 외지인이고, 이들 대부분이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외로움과 재택, 의료, 교육 등의 문제를 하소연하며 1년을 채우기 무섭게 울진을 떠나고 있다. 이 때문에 군지부 측은 직원들의 숙소를 지어주고, 한 간부직원은 솔선수범 차원에서 자녀를 울진으로 전학시키는 고육책까지 내놓았지만 울진을 떠나는 행렬을 잡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울진'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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