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이 걸린 것처럼 빨리 뛰었다"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현역 여자 100m 선수 중 세계에서 가장 빠른 기록을 보유한 카멜리타 지터(32'미국)가 메이저 대회 '무관의 한'을 풀었다.
29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100m 결선에서 지터는 10초90의 기록으로 경쟁자인 자메이카의 셸리 앤 프레이저 프라이스(10초99)와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10초97)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땄다.
출발은 느렸다. 반응속도 0.167초로 전체 5위로 출발선을 나선 지터는 레이스 중반까지 프레이저와 나란히 선두를 유지했지만 결승선 30여m를 앞두고 뒷심을 발휘하며 앞으로 치고 나갔다. 지터는 마지막까지 속도를 유지하며 생애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터는 그동안 현역 최고의 기록(10초64)을 보유하고도 정상의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을 맛봤다. 2007년과 2009년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에 그쳤고, 올림픽에선 메달이 아예 없었다.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큰 대회에선 항상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올해도 시즌 1위(10초70)의 기록을 냈지만 우승을 장담할 수 없었다.
2007년과 2009년 캠벨 브라운과 프레이저가 각각 우승을 하던 모습을 뒤에서만 지켜봐 왔던 지터는 이번에는 달랐다. 많은 나이로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그렇게 꿈꾸었던 우승을 한 것이다. 지터는 "그동안 동메달만 따왔기에 누구보다 우승에 대한 열정이 강했다"며 "이번 대회를 위해 훈련을 더 강하게 했고 심리적으로도 단련했다"고 말했다.
지터는 대구와의 좋은 인연을 계속 이어갔다. 2009년부터 3년 연속 대구국제육상대회에 출전해 여자 100m에서 모두 우승했고 마침내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도 대구에서 이뤄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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