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3,000m 장애물 경기는 케냐의 집안싸움이 될 전망이다.
이 종목 특급 스타인 에제키엘 켐보이(27)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브리민 키프루토(26) 간 맞대결이 관전 포인트다. 조국 케냐의 영광을 위해 달린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트랙에서는 한 판 대결이 불가피하다.
켐보이는 '7전8기' 육상 스타로 유명하다. 각종 주니어 대회를 휩쓸며 '아프리카 최강'으로 불린 켐보이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우승하며 성인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러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우승과는 별 인연이 없었다. 2003년 파리 대회, 2005년 헬싱키 대회, 2007년 오사카 대회까지 3회 연속 2위에 그쳤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국제무대 성적 가운데 최하위인 7위에 머물렀다. 절치부심 끝에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명예회복을 했다. 당시 켐보이는 우승 원동력으로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들어 눈길을 끌었다. 윗머리만 아주 짧게 남긴 채 양쪽 옆머리를 완전히 민 '해병대 스타일'로 머리를 깎았고, 손가락은 금색으로 칠한 채 경기에 나섰다. 켐보이는 경기 후 "케냐에서 살았던 친구를 독일에서 만났는데 그 친구가 호텔로 오더니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손가락에 금색을 바르자고 권유해 그렇게 했다"며 독특한 우승 비결을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9일 열린 예선에서 1위(8분10초93)로 결선에 올라 대회 2연패 전망을 밝게 했다.
그러나 켐보이가 정상에 서려면 팀 동료를 물리쳐야 한다. 그중에서도 최근 눈에 띄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키프루토가 가장 강력한 적수다. 키프루토는 7월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올 시즌 최고기록(7분53초64)으로 우승했다. 이는 세계기록(7분53초63)에 0.01초 못 미치는 기록으로 육상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키프루토는 경기 후 "대구 대회에서 반드시 세계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중해의 습한 날씨 속에서도 이 같은 기록을 세워 이번 대회 전망을 더욱 밝게 했다.
키프루토는 2007년 오사카 대회에서 켐보이를 밀어내고 우승을 차지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정상에 서는 등 꾸준한 성적을 거뒀다. 다만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7위로 다소 부진했지만 최근 기대 이상의 기록을 내면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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