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달리자 함께 내일로

어떤 일이든 그 분야에 전문가가 있기 마련이다. 어떤 일이든 자신이 좋아서 하며 그 분야를 즐기는 사람만큼 잘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자신이 그 일에 오랜 시간 동안 종사를 했다고 해서 모두 잘하는 것은 아니며, 그 일을 대학에서 전공했거나 공부를 해서 무조건 잘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자신이 뭘 좋아하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선택권보다 정해져 있는 학교 교육 과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공부를 잘하면 훌륭한 사람이 될 거라고들 이야기한다. 이런 기준에서는 못하면 무시당하거나 기대치 없는 사람으로 치부되기도 했었다. 요즘은 어릴 때부터 재능을 발견하고 그 재능을 키워주기 위해 학교 공부와는 별개로 다양한 여건을 만들어주는 부모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어른들이 자녀가 재능이 있기를 은근히 바라는 건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예술 분야에서 보면 순수예술 분야는 전공자들이 많지만 대중예술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좋아서 하거나 오랫동안 줄곧 해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10여 년 전부터 응용예술 또는 실용예술 분야를 전공할 수 있는 대학 학과가 많이 생겨났지만 대중예술 분야에서의 집중을 받거나 이슈가 되는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비전공자가 많이 있다. 필자도 뮤지컬을 만들며 피부로 느끼는 건 비전공자들의 실력이 오히려 나을 때가 많다는 것이다. 이 말은 전공교육을 시키는 교육기관의 문제점이기도 하지만 본인 스스로 뒤늦게나마 하고 싶은 걸 찾아서 끊임없이 노력해 꿈을 이루었기 때문이 아닐까.

또한 외국에서 꽤 유명한 '아메리칸 아이돌'이나 한국의 '슈퍼스타K' '기적의 오디션' 등을 보다 보면 전공자든 비전공자든 관계없이 정말 잘하고 엄청난 끼가 숨어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프로그램이 끼치는 악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좋은 영향이 더 많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며칠 전 한 극단의 동생이 슈퍼스타K 시즌3의 3차 예선까지 합격했다고 전화가 왔다. 예전에 뮤지컬배우의 꿈을 갖고 있다가 개인적인 일로 잠시 접었던 친구인데 TV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니 무척 기쁘고 감사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자신이 직접 원서를 내고 오디션을 보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가는 모습이 정말 대견스럽다.

대구의 많은 극단들도 워크숍 형태로 신인 배우를 뽑고 있지만 그들 대부분이 비전공자들이고 정말 자기가 하고 싶어서 자신의 인생을 걸고 뛰는 사람들이다. 이렇듯 언제 발견될지 모르는 자신의 꿈을 혹 발견하면 나이가 어리든 많든 한번 달려보자. 요즘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도 하는 마당에 대회 공식 슬로건처럼 내일을 향해 전진하는 선수들과 대구의 열정, 도전정신을 담아 '달리자 함께 내일로'(Sprint Together for Tomorrow).

윤 정 인 뮤지컬 음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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