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깜짝 우승 "나도 깜짝"…女 3,000m 장애물 정상 율리야 자리포바

"케냐 우세" 전문가 분석 뒤엎고…우승 후보 제치고 여유있게 골인

율리아 자리포가 30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3,000m 장애물 결선에서 1위로 골인하며 환호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율리아 자리포가 30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3,000m 장애물 결선에서 1위로 골인하며 환호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깜짝 우승이었다. 복병으로 꼽혔지만 우승까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30일 여자 3,000m 장애물 경기에서 우승한 율리야 자리포바(25'러시아)는 케냐 선수들이 우세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보기 좋게 깨고 자신의 최고기록을 기록하며 메이저 대회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자리포바는 출발 총성과 동시에 1위로 치고 나와 결승선까지 한 번도 선두를 뺏기지 않았다. 7바퀴를 도는 레이스 줄곧 케냐 선수들의 맹추격을 받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우승후보로 꼽혔던 올 시즌 최고기록(9분12초89)을 보유자 밀카 체이와(25'케냐)와 머시 완지쿠(25'케냐)가 자리포바를 맹추격하며 선두를 호시탐탐 노렸지만 자리포바는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두 바퀴를 남기고 중위권을 달리던 하비바 그리비(27'튀니지)가 케냐 선수들을 제치고 자리포바까지 위협했지만 선두를 빼앗지는 못했다. 마지막 한 바퀴의 직선 레이스에서는 그리비를 멀찌감치 제치고 여유 있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자리포바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지 못한 것은 올 시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때문이다. 올해 러시아 국내선수권대회에서 우승(9분23초82)을 했지만 경쟁자들에 비해 뛰어난 기록이 아니었다. 그러나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2위(9분08초39)에 올랐고, 지난해 유럽선수권대회 챔피언에 오르는 등 탄탄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자리포바는 "원래 800m가 주 종목이었다가 2008년 코치의 조언으로 종목을 바꿨는데 생각보다 기록이 잘 나와 지금은 주 종목이 됐다"며 "런던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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