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이 표준어는 아니지만 많이 쓰는 39개 낱말을 표준어로 인정했다. 이번에 인정한 단어 가운데는 짜장면을 비롯해 먹거리, 개발새발, 두리뭉실하다 등 친숙한 것이 많다. 이들의 표준어는 자장면, 괴발개발, 두루뭉술하다이지만 오히려 표준어가 이상하게 들릴 정도로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것이다. 이외에도 자칫 틀리기 쉬운 끄적거리다(끼적거리다), 야멸차다(야멸치다), 추근거리다(치근거리다), 맨날(만날), 나래(날개), 찌뿌둥하다(찌뿌듯하다) 등도 기존의 표준어와 함께 모두 표준어로 인정했다.
언어는 늘 변한다. 외래어는 규칙이 만들어지기 전이나, 표준어가 자리 잡기 전에 이미 굳어진 것도 있다. 하지만 규칙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대표적인 것이 짜장면이다. 1986년 외래어 표기법을 만들면서 중국어 작장면에 대한 발음 표기법에 따라 자장면이 표준어가 됐다. 모두 짜장면이라고 부르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낱말을 표준어로 삼은 것이다. 이 때문에 큰 혼동이 있었고, 인터넷에서는 '짜장면 되찾기 국민운동본부'가 생길 정도였다. '먹거리'도 비슷하다. 표준어로 보나, 문법적으로 보나 '먹을거리'가 옳지만 일상생활에서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의 홍보 책자 등에서도 '먹거리'를 훨씬 많이 쓰고 있다.
국립국어원이 이번에 국민 다수가 쓰는 여러 단어를 표준어로 인정한 것은 바람직하다. 표준어가 아니라는 이유로 틀린 낱말을 사용한다는 국민의 찜찜한 언어 감정을 풀어준 것이다. 하지만 정해진 규칙에 많은 예외를 허용하는 것은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말의 문법을 더욱 복잡하게 한다. 국립국어원은 문법적으로 옳지 않은 낱말이 널리 사용돼 또 예외를 인정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표준어를 알리고 정착시키는 데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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