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공원 번개시장
지난달 27일 오전 5시 대구시 중구 달성공원 앞.
'죽·국밥·어묵·콩국…'. 마치 옛날 시골장터를 재현해 놓은 듯 이른 새벽부터 인산인해다. 이곳에는 벌써 5년째 새벽 번개시장(반짝시장)이 열리고 있다. 매일 오전 5시부터 8시까지, 동틀 무렵부터 아침출근 시간 전까지 잠깐 장이 서기 때문에 일명 '번개시장'으로 통한다.
장이 열리는 곳은 달성공원 정문을 기점으로 양쪽으로 폭 20m, 길이 700여m에 100여 개의 노점이 한꺼번에 들어선다. 인동촌 아나고 골목에도 폭 10m, 길이 500m의 장이 열릴 예정이다. 일요일은 오전 10시까지 열린다. 평일에는 4천~5천여 명, 주말에는 1만여 명의 인파로 북새통을 이뤄 다니기 어려울 정도다.
곳곳의 좌판대에는 시골서 갓 올라온 파·마늘·옥수수·땅콩 등 각종 농산물은 물론이고 양말 등 값싼 공산품이 즐비했다. 1주일에 두 번 정도 이곳을 찾는다는 정경호(45'대구시 동구 신암동) 씨는 "싸고 신선한 파'버섯'가지 등을 1만5천원에 푸짐하게 구입했다"며 "특히 사람 구경도 하고 포장마차서 콩국 한 그릇 먹는 맛이 쏠쏠하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팔리는 품목은 수백 가지다. 농산물, 축산물, 수산물, 공산품 등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셈이다. 가격도 일반 전통시장보다 20~30% 싸다. 파 한 단 1천원, 미나리 한 단 3천원, 연근'우엉(1㎏) 2천~3천원, 열무 한 단 1천원, 깻잎 한 단 1천원….
상인 이인국(49) 씨는 "4년째 칠곡 동명에서 직접 농사지은 농작물을 가져와 팔고 있다"며 "고물가 시대에 서민들이 싸고 싱싱한 물건을 많이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씨의 좌판대에 놓인 무농약으로 재배한 벌레 먹은 열무가 인상적이었다.
또한 영주 도라지, 안동 산마 등 경북지역에서 가져온 약용 작물도 눈길을 끈다. 도라지는 1㎏에 3천~1만원, 산마는 5천~2만원, 산더덕 3천~1만원 선으로 가격대별로 고를 수 있다. 이외에도 하수오, 작약, 당귀, 삼백초 등 현지에서 올라온 각종 약용작물을 구경할 수 있다.
한편 옛날식 라디오와 테이프를 파는 노점, 추억의 풀빵과 생강차를 파는 좌판 등이 옛날 장터의 흥취와 추억도 아로새기고 있었다. 장이 파하는 오전 8시 30분쯤에는 더 싼값에 물건을 내놓으며 언제 장이 들어섰을지 모를 정도로 깨끗이 정리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포항죽도시장
나들이 삼아 추석 차례용 수산물을 구입하려면 포항죽도시장을 찾아보자. 다만 가격은 그리 만만치 않다. 어획량 감소와 차례용 상품 물량 부족으로 당분간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명태포 가격은 크기에 따라 4천~6천원, 대구포는 6천~1만3천원으로 작년과 보합세를 이루고 있다. 명태포의 경우 선도가 뛰어난 껍질이 있는 것을 고르는 게 좋다.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조기의 경우 예년보다 10%가량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침조기 1마리 경우 1만원(400g), 1만~2만원(520g), 2만~3만원(670g), 민어조기 경우 1만~1만2천원(800g), 1만2천~1만5천원(1㎏) 선이다.
◆물곰식당
장 나들이 왔다 시장기를 느끼면 포항의 별미인 물곰탕을 즐겨보자. 포항육거리 건강보험공단 맞은편에 위치한 물곰식당. 이곳 물곰탕은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특색이다. 흐물흐물한 물곰(곰치)의 맛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든다. 시원한 맛의 비결은 멸치, 다시마와 각종 생선을 푹 고아 우려낸 육수에 있다.
여기에 마늘·고춧가루 등 일정 기간 발효시킨 양념과 미나리'콩나물을 넣어 깔끔한 맛을 더한다. 물곰탕은 감기예방, 숙취해소, 다이어트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전 예약은 필수다. 1인분 1만4천원. 054)242-6111.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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