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단거리 제왕 벤 존슨의 추락

며칠 전 대구 세계육상대회에서 우사인 볼트가 100m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해 큰 실망감을 줬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때에도 같은 종목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23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벤 존슨(1961~·캐나다)의 약물복용사건이다. 9초79의 세계신기록을 수립하고도 도핑 테스트에 걸려 금메달을 박탈당한 뒤 추락을 거듭한 비운의 인물이다.

그 결과로 3년간 자격정지를 당했고 1991년 도쿄 세계육상대회에 겨우 출전했으나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여러 대회에 출전했지만 입상권에 들지 못하다 1993년 도핑 테스트에 또다시 적발돼 영구 제명됐다. 81년부터 근육강화제를 복용한 상습 약물중독자였다. 그 후 리비아 원수 카다피 아들과 축구선수 마라도나의 개인 코치를 했으며 현재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딸, 손녀와 평온하게 살고 있다.

자서전과 인터뷰에서 "내 전생은 이집트 파라오였다"며 "스포츠 스타의 40%는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데 나는 '음모의 희생자'였다. 88올림픽 당시 도핑 테스트실에 있던 '신비의 인물'이 고의로 나를 파괴시켰다"고 했다. 평생 라이벌이던 칼 루이스(미국)를 두고는 '사악한 인간'이라고 평했다.

박병선 동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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