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부진에 시달리던 한국 육상이 희망을 봤다. 남자 멀리뛰기의 간판 김덕현(26'광주광역시청)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멀리뛰기 사상 처음으로 결선에 진출했다. 김덕현은 1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멀리뛰기 자격 예선에서 8m02를 뛰어 전체 11위로 12명이 겨루는 최종 라운드에 올랐다. 자신이 보유한 한국 기록(8m20)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올 시즌 들어서는 가장 좋은 기록이다. 2007년 오사카 대회 세단뛰기에 이어 그는 개인 통산 두 번째 결선 무대에 올랐다. 결선 진출은 한국 선수로는 통산 6번째다.
김덕현은 1차 시기에서 7m86을 뛰어 감을 조율한 뒤 2차 시기에서 7m99를 뛰며 예선 통과의 기대감을 높였다.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7m99를 기록, 2㎝ 차이로 아쉽게 예선에서 탈락했던 김덕현은 마지막 시도에서 3㎝ 더 늘어난 8m02를 뛰어 결선 진출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덕현과 영국의 크리스토퍼 톰린슨(12위), 미국의 마르키스 굿윈(13위)이 동률을 이뤘지만 2차 시기 기록이 톰린슨과 굿윈보다 각각 4㎝, 7㎝ 더 뛰어 11위를 꿰찼다.
김덕현은 "경기를 치를 선수들의 기록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예선 탈락할까봐 속이 바짝 탔는데 결선에 올라 기분이 좋다"고 했다.
문제는 체력이다. 김덕현은 멀리뛰기와 함께 세단뛰기에도 출전한다. 2일 오전 세단뛰기 예선을 치른 뒤 오후에는 멀리뛰기 결선에 나서야 하는 고된 일정이다. 세단뛰기는 체력 소모뿐 아니라 발목 등의 부상 위험도 크다. 사실 김덕현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세단뛰기 훈련에 더 공을 들였다. 자신이 보유한 한국기록(17m10)은 물론이고 아시아 기록(17m59)까지 뛰어넘어 8명이 겨루는 '슈퍼 파이널'까지 가겠다는 복안이다. '슈퍼 파이널'은 결선 진출자 12명이 3차례씩 뛰어 기록을 비교한 뒤 상위 8명만 추려 다시 3번을 더 뛰는 라운드다.
김덕현은 "세단뛰기 예선을 치르고 나면 몸이 무거울 것이고, 아마 멀리뛰기 결선에서는 평소보다 기록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며 "하지만 결선에 오른 만큼 최선을 다해 뛸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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