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는 다재다능" 3개종목 중복출전 28명 도전장

단거리 트랙종목에 집중

한 국가의 대표 선수로 1개 종목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있는 반면 여러 종목에 중복 출전하는 선수들도 적잖다. 그야말로 자국에서는 육상의 팔방미인으로 통하는 이들이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 중 3개 종목 이상에 도전하는 선수는 28명. 이 중 우리나라의 정혜림도 100m, 100m 허들, 400m 계주에 출전한다.

중복 출전 선수들은 단거리 트랙 종목에 집중돼 있다. 근육 회복 속도가 빨라서다. 100m 종목의 경우 2시간 30분 차이로 준결선과 결선을 치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9일간의 대회 기간 중 400m 이하 단거리 종목과 멀리뛰기 등에 중복 출전할 경우 산술적으로 최대 출전할 수 있는 종목 수는 7개. 남자를 기준으로 100m, 110m 허들, 200m, 400m, 400m 계주, 멀리뛰기, 세단뛰기 등에 참가할 수 있다. 그러나 종목별로 선수들이 특화돼 있는데다 피로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통상 4개 종목에 출전하는 게 최대치다.

역사적으로도 1984년 올림픽 육상 4관왕인 칼 루이스는 100m, 200m, 400m 계주, 멀리뛰기에 출전해 4개 종목을 휩쓸었다. 이 같은 기록은 1936년 제시 오웬스와 함께 유일한 4관왕 기록이다. 다만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한 미국의 여자 스프린터 매리언 존스가 100m, 200m, 400m 계주, 1,600m 계주, 멀리뛰기 등 5개 종목에 출전한 기록이 있지만 이 대회에서 3관왕에 머물렀다.

이번 대구 대회에서 4개 이상 종목에 출전하는 선수는 2명이다. 여자 100m, 100m 허들, 400m 계주, 1,600m 계주에 출전하는 호주의 샐리 피어슨(24)과 여자 100m, 200m, 400m 계주, 멀리뛰기에 출전하는 나이지리아의 블레싱 오카그바레(22)다.

202개 참가국 중 41개국이 단 1명의 선수를 출전시켜 1개 종목에 도전하는 것과 재밌는 대조를 이룬다. 또 58명의 선수가 참가했지만 남녀 모두 중복 출전하는 선수가 아예 없는 중국과도 대조적이다.

중복 출전 선수가 적을수록 다관왕 탄생 가능성도 낮아진다. 이번 대회에서는 100m, 200m, 400m 계주 등 3관왕이 유력시됐던 우사인 볼트의 100m 실격 등 다관왕에 도전했던 단거리의 스타들이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한편 우리나라는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3관왕(여자 800m'1,500m'3,000m)인 임춘애가 국제 대회 최다관왕이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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