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한 대구의 자존심은 지엽적 문제로 무너지지 않았다. 서울지역 언론사들이 대회 조직위원회의 일부 운영 미숙과 식단, 교통 문제 등을 들어 '실패한 대회'로 몰아가려 했지만 시민들은 연일 관람석을 가득 채우며 역대 최고 흥행대회로 만들고 있다.
서울지역 언론사의 보도 행태를 비판한 본지 보도(1일자 1면)에 대해서도 큰 반향이 일었다. 대구시민들의 격려 전화가 대구시와 대회 조직위, 본사 등에 빗발쳤다. 이에 대회 조직위 관계자들은 시민들의 지지에 힘입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성공적인 대회로 마무리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대회 조직위 공동위원장인 김범일 대구시장은 "서울지역 언론들이 다소 과도하게 비판했다"며 "부족한 부분이 없을 수 없겠지만 대구시민들의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조해녕 공동위원장은 "이번 대회의 본질은 육상대회"라며 "국제육상경기연맹에서는 대구 스타디움의 시설, 관중 동원이나 매너, 최다 참가국 기록 등 최고의 대회로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회에 늘 지방이라고 무시당하는 대구의 단결된 힘을 한번 제대로 보여주자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높았다. 'Angelspapa'라는 ID를 쓰는 한 시민은 본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이틀 동안 경기를 관람하고 참여하면서 그동안 대구시와 시민들이 노력하고 준비한 모습에 자긍심을 느낀다"며 "비인기 종목인 육상과 가난하고 힘없는 지방, 대구의 조합이지만 전 세계가 대회 성공을 인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구 수성교회 최경식 목사는 "요즘 서울지역 방송과 신문들을 보면 중앙 중심주의 사고가 위험할 정도"라며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도 결국 수도권 중심의 사고가 빚어낸 잘못된 정책 결정"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남은 기간 동안 많은 대구시민들이 경기장을 찾아 대구의 저력을 전 세계에 알리자"고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자신의 카페에 본지의 기사를 포스팅한 뒤 대구가 다시 한 번 일어서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댓글을 올렸다. 대구 대회의 성공을 기원하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과 서포터스도 외신이 아닌 국내 언론의 악의적 보도로 대회가 위축되는 데 대해 '더 열심히 하자'는 결의를 다졌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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