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린이책]책 씻는 날/인어들/강아지똥 권정생, 동화의 꽃을 피우다

▨책 씻는 날/이영서 글/전미화 그림/학고재/46쪽/1만1천원

몽담은 조선 중기에 살았던 시인 김득신(1604~1684)의 어릴 적 이름이다. '독서광' '우리 역사상 최고의 독서가', 김득신을 소개할 때마다 따라다니는 별칭들이다. 김득신은 어릴 적 천연두를 앓아 노둔한 편이었는데 끊임없는 노력으로 마침내 조선 최고의 시인이 된 인물이다. 아무리 책을 읽어도 깨치지 못하면 수백, 수천, 수만 번씩 읽고 또 읽었는데, 그 노력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마침내 김득신은 환갑을 앞두고 59세에 문과에 급제한다.

작가는 '책거리'혹은'책례' 등으로 불리는 우리 전통 의례 중 하나를 '내가 읽은 책을 깨끗이 손질하여 아우들에게 물려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우리말인 '책씻이'로 표현했다.

김득신의 첫 책씻이 날은 어땠을까를 상상하게끔 하는 가슴 따뜻한 동화이다.

아버지가 꿈에서 '노자'를 만난 후 지어 준 이름인 몽담은 태몽과 상관없이 머리가 나빴다. 손에서 책을 놓지 않건만 수백 번을 읽어도 한 구절도 외지 못한다. 하지만 자신을 끝까지 믿어주는 아버지와 훈장님을 통해 책씻이를 하고 새 책으로 공부를 하게 된다. 몽담이의 책씻이를 구경 가자!

▨인어들/신시아 하인리츠 글/이주민 그림/이준경 옮김/리젬/40쪽/1만1천원

해녀는 '바다의 여성'을 의미한다. 조선시대는 해녀를 잠녀로 불렀다. 실제 있었던, 있을 법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그림동화로 아이들에게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라고 일러준다. 또한 꿈을 만들어가는 것이 행복이며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응원하는 책이다.

제주도 해녀인 할머니와 어머니를 둔 재현이라는 소녀의 달콤 쌉싸름한 이야기다. 소녀 재현은 해녀가 되고 싶다. 하지만 할머니와 엄마는 반대한다. 엄마는 해녀가 그 어떤 직업보다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딸 재현이가 해녀가 되는 걸 반대한다.

그래도 재현이는 몰래 숨어서 해녀들을 구경한다. 바다에서 휘파람을 불며 물속으로 자맥질을 하는 해녀를 동경한다. 그때, 할머니가 물질을 하다가 바다에 빠지는 사건이 일어난다. 재현이은 허겁지겁 도움을 구하고, 할머니는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다.

▨강아지똥 권정생, 동화의 꽃을 피우다/전신애 글/이상권 그림/청어람미디어/136쪽/9천500원

평생 욕심 없는 삶을 살며 남을 위해 헌신한 동화작가 권정생 선생님. 안동 그의 살던 작은 집 앞에는 지금도 시내가 흐르고 양철 지붕 그대로 작은 툇마루가 선생을 기리며 찾는 이들을 반긴다.

가난과 병마로 고통받으면서도 아이의 마음을 간직하고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남기고 떠난 우리 시대 큰 어른의 삶을 동화로 엮은 책이다. 고단한 삶 속에서도 우리글로 쓴 아름다운 동화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과 세계 평화를 꿈꾼 그의 삶을 동화로 만나면서 우리가 진정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이고 다음 세대에 남겨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동화보다 더 해맑고 감동적인 그의 인생동화를 만나보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