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활하는 농산물 펀드…기상이후 등 농산물 관심 커져

지난달 세계 금융시장의 침체로 우리 증시도 나락으로 떨어졌다가 최근 들어 회생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원자재 투자자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달러 불안 등 불안심리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금으로 쏠리면서 금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금 펀드에 자금을 묵혀둔 투자자들은 내심 흐뭇해하고 있다. 원유와 광물 등 천연자원에 투자하는 펀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세계 경기가 후퇴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원자재 수요 감소 전망이 우세해졌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을 강타한 토네이도 등 이상 기후 등으로 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헤지펀드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말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헤지펀드 및 파생상품 투자자들의 11개 농산물 선물 및 옵션에 순매수 포지션(매수계약 주문에서 매도계약 주문을 뺀 것)은 총 77만6774계약으로 15% 증가세를 나타냈다. 농산물 파생상품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은 올 5월 6일 이후 최대 규모였다.

이는 미 중동부 지역의 농산물 작황이 부진하면서 곡물가격이 오름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콩, 옥수수 등 주요 작물의 선물가도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 8월 30일 기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농산물 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2.71%로 18% 가까이 손실을 낸 국내 주식형 펀드와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연초 이후와 1년 수익률도 4.89%, 37.93%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13.41%, 2.00%)를 웃돌았다.

농산물 펀드는 주로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나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상장된 옥수수, 밀, 콩 등 농산물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대부분 '로저스 인터내셔널 애그리컬쳐 커머더티 인덱스', '다우존스-AIG커머더티인덱스' 같은 세계적인 실물자산지수를 벤치마크해 운용된다.

개별 펀드 중에는 '우리애그리컬쳐인덱스플러스특별자산(농산물-파생)C-I'의 최근 한 달과 1년, 설정 후 수익률이 각각 3.44%, 39.15%, 33.96%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미래에셋맵스로저스농산물지수특별자산(일반상품-파생)종류B'도 같은 기간 각각 2.58%, 42.23%, 24.96%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농산물펀드에 몰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급락장에서 상대적 가격 매력이 작용한 것으로 장기적으로 경작지 축소나 기상이변 등 성과가 좋을 수 있지만 분산투자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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