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名人)과 명장(名匠)은 나라의 보배다. 한 우물을 판 끈기, 세월에 켜켜이 쌓인 기술, 그로부터 오는 새로운 생각은 나라의 발전을 북돋운다. 그들이 그 경지에 이르기까지 흘린 땀방울을 범인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그들이 나라를 구하고 있다.
대학들이 고위 공직자나 기업 경영인 등 사회에 기여한 인물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것을 보며 기분 좋은 동기부여가 되겠구나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2009년 8월 금오공대로부터 경영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뜻밖이었지만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터닝포인트가 됐음은 물론이다. 그러다 지난 8월. 금오공대의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에서 축사를 하게 됐는데 그 주인공들을 보고 절로 박수가 터졌다.
이동형 명인과 김하수 명인. 이 명예박사는 코오롱에서 25년 넘게 종사한 전자기기 명인이다. 김 명예박사는 16년간 삼성전자에 몸을 담은 자동화 장비와 금형분야 명인. 기업 경영인도, 고위 공직자도, 정치인도 아닌 이들이 명예박사 학위를 받게 된 것도 놀라웠지만 이 명인이 구미전자공고, 김 명인이 금오공고 출신이라는 것은 작은 충격이었다. 대학 졸업을 당연시하는 풍토, 학력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사회에서 국가적 자산으로 거듭난 두 사람은 더욱 빛이 났다.
축사를 하던 중 이동형 명인과의 만남이 떠올랐다. 어느 날 그분은 지역구 사무실로 불쑥 찾아와 숙련 기술인을 우대하고 지원해 기술명인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제안했다. 현행 '숙련기술장려법'에는 그런 내용이 마련돼 있지만 경상북도와 구미시 등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에는 세부적 방안이 담긴 조례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그 길로 경상북도와 구미시에 조례 마련에 신경을 써달라고 했다. 취지는 구미가 세계적인 최첨단 산업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숙련기술인에 대한 지원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현재 조례 개정안은 완성단계에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그날 이 명인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분은 개인적 욕심이 없구나. 그야말로 기술명인의 역할과 긍지, 자부심을 일깨워주려는구나'하고 느꼈다. 명예박사 취득에 부족함이 없는 분이다.
국립금오공과대학은 구미가 세계 수준의 최첨단 산업도시라는 점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이공계 최고의 교육기관이다. 금오공대는 특화된 국립대학의 장점과 국립이지만 창업주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기 때문에 조국과 민족을 위해 기술을 통해 기여해야 한다는 건학이념이 살아있는 대학이다. 금오공대 명예박사 학위 수여가 개인의 명예는 물론 기술인과 명장들의 명예까지 드높여 국가의 발전을 도모하는 길로 나아가길 바란다. 대한민국 명인,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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