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12개, 도전속 미국 5연승 '종합 1위' 대기록
제13회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전 9일을 끝내고 4일 폐막된 가운데 미국이 금메달 12개로 5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자메이카는 단거리 왕국의 위상을 다졌으나 금메달 7개로 3위에 그쳤고, 차기 개최국인 러시아가 금메달 9개로 2위를 차지했다.
올해로 트랙과 필드 양 사이드에서 군계일학의 실력으로 5연속 우승을 달성한 미국은 1983년 헬싱키 대회부터 2009년 베를린 대회까지 금메달만 120개를 쌓으며 수많은 스타를 배출한 전통 강호의 체면을 살렸다.
트랙에서 미국은 여자 100m·남자 110m 허들·여자 1,500m·여자 400m 허들·남자 1,600m 계주·여자 1,600m계주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필드에서는 남자 높이뛰기·여자 멀리뛰기·남자 멀리뛰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남자 10종 경기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경쟁국의 도전은 어느 때보다 거셌고, 특히 러시아의 도전이 가당치 않을 정도로 매서워졌다.
러시아는 남자 20㎞ 경보·여자 20㎞ 경보·남자 50㎞ 경보·여자 3,000m 장애물 달리기·여자 높이뛰기·남자 창던지기·여자 7종 경기 등에서 타이틀을 잡으며 대회 내내 미국을 추격했다.
케냐도 여자 10,000m·남자 3,000m 장애물·여자 5,000m·남자 1,500m·남자 800m 등 중·장거리 종목과 남녀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아시아권에서는 중국이 금메달 1, 은메달 1, 동메달 1개로 종합 7위를 기록했으며, 금메달 1개를 딴 일본은 공동 11위에 기록됐다. 마라탄에서 부진을 보인 한국은 노메달로 끝났다.
미국은 절대강호의 위상을 지켰으나 단거리에서는 참패를 면치 못했다. 미국 육상의 자존심이자 대회 최고의 인기 종목인 남자 단거리에서 자메이카에 참패했다. 자메이카는 남자 100m에서 요한 블레이크, 남자 200m에서 우사인 볼트가 우승해 지난 대회에 이어 남자 100m와 200m 타이틀을 석권했다.
결국 남자 단거리의 주도권은 자메이카가 완전히 장악했다.
미국은 1983∼1991년 칼 루이스가 3연패를 이뤘고 1997∼2001년에는 모리스 그린이 다시 3연패를 달성했다. 저스틴 게이틀린과 타이슨 게이도 각각 2005년과 2007년 100m 타이틀을 잡아 스프린터 왕조의 전통을 지켰다.
미국은 200m에서도 캘빈 스미스(1983년·1987년), 존슨(1991년·1995년), 모리스 그린(1999년), 존 카펠(2003년), 게이틀린(2005년), 게이(2007년)가 정상을 지켰다.
미국은 남자종목에 비해서 그나마 여성종목은 체면을 살린 셈이다. 여자 100m에서는 카멜리타 지터가 우승했고, 여자 400m 계주에서도 우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200m에서는 자메이카의 베로니카 캠벨-브라운에게 밀려 4연패에 도전한 앨리슨 펠릭스가 동메달로 무너졌고 지터도 은메달에 그쳤다.
케냐, 중·장거리서 에티오피아에 KO승을 기록했다.
중·장거리 패권을 놓고 펼쳐진 아프리카 강호 케냐와 에티오피아의 대결에서는 케냐가 완승했다.
케냐는 여자 10,000m와 5,000m에서 비비안 체루이요트, 남자 3,000m 장애물에서 에제키엘 켐보이, 남자 마라톤에서 아벨 키루이, 여자 마라톤에서 에드나 키플라갓이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에티오피아는 남자 10,000m에서 이브라힘 제일란과 이마네 메르가가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 여자 5,000m에서 메세레트 데파르가 동메달을 따내는 정도에 만족했다.
에티오피아가 2007년 오사카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4개를 따냈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동유럽에서 한때 강세를 보였던 중·장거리는 지치지 않는 체력을 앞세운 아프리카 선수들의 향연이 된 지 오래다.
케냐와 에티오피아는 1983년 헬싱키 대회부터 2009년 베를린 대회까지 마라톤과 중·장거리에서만 각각 31개와 18개의 금메달을 사냥해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자존심 싸움이 대단했다.
전통적으로 유럽의 메달밭인 필드 종목에서는 아시아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무로후시 고지(일본)는 남자 해머던지기에서, 리옌펑(중국)은 여자 원반던지기에서 유럽의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챔피언에 등극했다.
유럽과 미국세가 여전하긴 했다.
러시아는 남자 높이뛰기와 여자 창던지기, 독일은 남자 포환과 창, 원반던지기, 폴란드는 남자 장대높이뛰기, 우크라이나는 여자 세단뛰기에서 패권을 잡았다.
미국은 남자 높이뛰기와 멀리뛰기, 여자 멀리뛰기에서 1위를 차지해 유럽세를 견제했고 뉴질랜드는 여자 포환, 브라질은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금메달을 건졌다.
최미화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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