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 한약 언제 먹나?'
출산 후 언제쯤 한약을 먹는 것이 좋은 지에 대한 견해들에는 뿌리깊은 오해가 있다. 실제로 많은 산모나 보호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가 그와 관련된 것이다. 많은 이들이 출산 후 상당기간을 지난 뒤 한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유를 되물어보면 70%가량은 "잘 모르지만 그냥 주변에서 그렇다고 해서"라고 답한다. 나머지 30%가량은 나름의 이유를 갖고 있다. 가장 많은 답이 '산후에는 오로와 어혈이 완전히 빠지지 않아서 보약을 쓰면 안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삼칠일이나 한 달 이상 기다렸다가 복용한다는 사람도 있고, 그나마도 먼저 어혈을 제거하는 약을 쓰고 보약을 써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산후 한약의 복용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를 늦추는 것은 회복 시기를 늦추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회복 속도와 정도는 한약을 쓰는 시점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빠른 한약 복용은 회복 자체를 빠르게 하며, 이는 출산으로 손상된 자궁과 골반근육도 마찬가지다. 전신 관절도 초기 회복을 늦추면 상당기간 회복이 어렵다.
한약 복용을 미루는 20~30일은 사실상 회복을 지연시키는 기간이 돼 버린다. 산후 한 달은 가장 중요한 기간이다. 적극적 관리를 통해 가장 효과를 볼 수 있는 기간이다. 출산 후 한약 복용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뤄지는 것이 최선이다.
출산 후 어혈을 다스리는 약을 먼저 써야 한다는 말은 현대의 출산 문화에는 큰 의미가 없다. 최근 출산은 대부분 병원에서 이뤄지고 원활한 출산과 부속물 배출을 위해 자궁근육을 수축하는 약물을 투여하기 때문에 실제로 자궁 내에 고여있는 혈액은 많지 않다. 설령 어혈로 판단할 수 있는 비생리적인 물질이 남아있더라도 한약 처방은 미뤄서는 안된다.
어떤 한약 처방을 쓸 것인가는 어떤 상태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어떤 한약 처방이든 그것이 산모의 회복을 위해 투여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으며 즉각적으로 투여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도 불변의 진리이다.
실제로 출산후유증을 해소하고, 산모의 회복을 도우며, 모유 수유를 지원하는데 한약처방만큼 적극적이며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 출산 직후 잘 쓰는 한약은 여성의 출산 후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여성의 일생에 있어 이보다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순간은 많지 않다. 산후가 이후의 평생건강을 좌우할 수도 있다. 잘못된 산후조리가 중년의 여성질환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새로운 생명에게 건강한 엄마는 행복의 근원이다. 꼼꼼한 산후 회복 관리가 중요하다.
백승희 오드리여성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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