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병원 갑상샘'유방센터 전영산 센터장이 새로운 갑상선암 수술법인 무결찰, 무배액관 수술을 시행해 수술시간 단축 및 환자의 만족도를 획기적으로 증가시키는 데 성공했다. 수술법에 대한 연구는 지난달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개최된 '2011 대한갑상선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표돼 전국 갑상선 전문의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구병원 전영산 센터장은 2010년 5월부터 2011년 5월까지 1년 동안 무결찰, 무배액관 갑상선암 수술을 시행한 환자 195명의 사례를 분석해 이들 모두 출혈에 의한 재수술은 전혀 없었으며, 기존에 알려진 합병증도 없었다고 밝혔다.
새 수술법을 적용한 갑상선 절제술의 경우, 무결찰 및 무배액관이 가장 큰 장점이다. '결찰'은 수술 도중 갑상선과 연결된 많은 혈관을 자르기 전에 혈관을 실로 묶어 출혈을 방지하는 것. 이때 실크로 된 봉합실이 갑상선 수술 부위에 많이 남게 된다. 결찰한 혈관이 풀리면 출혈이 생겨 그만큼 수술 시간도 길어지고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얼마나 빨리 '결찰'을 안전하게 잘하느냐가 주요 관건이며 수술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므로 실력 있는 외과의사의 판단 기준도 된다.
'배액관'은 수술 후 발생하는 체내 출혈과 체액을 몸 밖으로 배출하기 위해 삽입하는 관이다. 따라서 배액관을 삽입하고 있는 동안 환자가 직접 배액관으로 배출되는 붉은색 체액을 눈으로 보면서 혐오감을 느낄 수가 있다. 또 삽입돼 있는 동안 빠지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 한다. 통증도 유발하고 배액관을 집어넣기 위해 다른 흉터를 만들 수밖에 없는 단점도 있다.
전영산 센터장은 지금까지 복강경 수술에 주로 쓰이던 '하모닉 스칼펠'(Harmonic scalpel)이라는 수술 기구를 이용해 '결찰'과 다른 흉터를 만드는 '배액관' 삽입 없이 갑상선암 수술에 성공했다. 배액관 삽입이 필요없게 되면 그만큼 입원 기간도 줄일 수 있다. 현재 구병원은 환자가 원할 경우 갑상선 엽절제술에 한해 당일 입원, 당일 수술도 시행한다.
하모닉 스칼펠(harmonic scalpel)은 의료기기회사가 만든 수술 도구의 제품명. 수술 겸자와 비슷한 모양의 도구로 일종의 '초음파 수술기'로 보면 된다. 양날이 5만5천500㎐ 주파수로 진동하며 수술 부위를 자르고, 열이 아닌 '단백질 변성'을 통해 조직을 봉합한다. 보다 두터운 조직을 정확히 절개할 수 있으며, 열로 인한 주변 조직 손상도 줄일 수 있다.
갑상선은 목 양쪽에 나비 모양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가운데 좁은 부위를 협부라 부르고 양쪽을 각각 우엽, 좌엽이라고 부른다. 일엽 절제술은 우엽 또는 좌엽 한쪽만 절제하는 수술이며, 전절제는 양쪽 엽을 모두 절제하는 것이다.
기존 갑상선암 수술은 최소 5~10㎝ 길이로 절개해 결찰하고, 배액관 삽입을 위해 다른 흉터를 만들어야 한다. 반면 무결찰, 무배액 수술은 3~3.5㎝ 절개창만으로 수술이 가능하며, 수술 후 흉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수술의 평균 소요 시간은 시술자에 따라 다양하다. 앞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기존 수술의 경우 일엽 절제술은 60여 분, 전절제 및 중심림프절 절제는 90여 분 이상이며, 입원기간은 배액관을 삽입할 경우 평균 6일 정도이다.
한편 이대목동병원 김한수 교수팀이 같은 수술을 시행한 환자 113명에 대한 연구결과를 지난해 프랑스에서 열린 '제14차 국제 갑상선 학술대회'에서 발표하며 기존 합병증이 없었으며 수술 및 입원 기간도 대폭 줄였다고 밝혔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자료제공=구병원 갑상샘'유방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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