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병을 알자] 류마티스 질환-(11·끝)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

발병 후 60~70% 진행돼야 뼈 변형…조기 약물 치료가 중요

대구가톨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최정윤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초기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구가톨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최정윤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초기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초기엔 넷째 손가락 가운데 마디만 약간 커져 있다. 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쳐 진행되면 연골 파괴 및 뼈 변형이 생긴다.
초기엔 넷째 손가락 가운데 마디만 약간 커져 있다. 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쳐 진행되면 연골 파괴 및 뼈 변형이 생긴다.
붉은 색으로 표시된 관절 부위는 류마티스 관절염 발생이 80% 이상, 녹색 부위는 50~80%에 이른다.
붉은 색으로 표시된 관절 부위는 류마티스 관절염 발생이 80% 이상, 녹색 부위는 50~80%에 이른다.

중학교 교사인 신모(45'여) 씨는 요즘 사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3년 전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면서 증상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수업이 많은 다음 날은 발목이 붓고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올 초부터 생물학적 제제 주사를 맞은 뒤부터 이런 현상이 거의 없어졌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몇 년 만에 가족여행도 다녀왔다. 약의 발전과 류마티스 질환과는 매우 밀접하다. 진통 소염제의 시작은 1899년 등장한 아스피린이고,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1949년 스테로이드가 처음 선보였다. 첫 적용 환자는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누워지내던 젊은 여성. 스테로이드 사용 후 환자는 일상생활을 하게 됐다. 마치 류마티스 관절염이 정복된 듯했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부작용이 도마에 올랐고, 관절염도 정복되지 않았다. 다시 50년이 지난 1999년 새로운 약물이 등장했다. 바로 생물학적 제제다. 염증을 부추기는 종양괴사인자라는 물질을 억제하는 약물이 바로 생물학적 제제다. 이후 생물학적 제제가 계속 개발돼 현재 여러 가지 생물학적 제제가 쓰인다.

◆소염제와 스테로이드

생물학적 제제가 본격적으로 환자에게 적용된 2000년 이후 많은 발전이 있었다. 과거 100년간 이뤄온 약물 치료제의 개발을 능가할 수준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에 쓰이는 약물은 크게 4가지로 분류된다.

먼저 '소염제'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라고도 한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종류가 매우 많아 개인에 맞는 약을 복용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가장 큰 부작용은 위장관 장애. 최근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약물도 개발돼 있다. 적절한 위장약과 조합하면 별 무리 없이 약물을 복용할 수 있다. 부작용이 생기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특히 65세 이상의 환자, 과거에 소화성 궤양이나 위장관 출혈이 있었던 사람, 항응고제나 스테로이드 복용 환자에게 이런 부작용이 흔하다.

'스테로이드'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에서 처음 시작됐듯이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뒤에 설명할 '항류마티스 약물'은 작용 시간이 느려 효과가 나타나는 데 적어도 1~3개월이 필요하다. 이 기간 동안 증상을 완화시키려면 소염제만으로는 불충분한 경우가 많다. 스테로이드는 치료 시작 후 항류마티스 약물이 효과를 볼 때까지 마치 다리를 놓아주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러한 역할 외에도 뼈의 손상을 줄여 주고 병의 진행을 느리게 하는 효과도 있다. 이런 효과는 노인에게서 더 잘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스테로이드는 하루 한 알 이하가 적절하다. 잘못 쓰면 독이 될 수 있지만 너무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항류마티스 약물과 생물학적 제제

소염제는 염증을 줄여서 통증을 줄이는 역할을 하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을 근본 치료하는 데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항류마티스 약물'은 소염진통 작용은 없지만 류마티스 관절염 자체를 치료해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앞서 밝혔듯 치료 효과가 늦게 나타나는 단점이 있다. 또 복용 중에도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약물은 '메토트렉세이트'로 일주일에 한 번씩 3알에서 8알까지 복용한다. 항류마티스 약물 중에서 가장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좋아 가장 장기간 쓸 수 있는 약물이다. 이 밖에 항말라리아제 등 여러 약물이 쓰이고 있다.

현재 나와 있는 '생물학적 제제'는 모두 5가지다. 최근 먹는 약도 나왔지만 현재 쓸 수 있는 약물은 모두 주사제다.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한 달 평균 주사비용은 60만~90만원 정도. 류마티스 인자나 항CCP 항체가 양성인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가 보험기준에 맞으면 10%만 본인 부담이 돼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다. 환자 한 사람당 맞을 수 있는 주사 수나 치료 기간이 최근 모두 폐지돼 환자들에게는 희소식이 됐다. 생물학적 제제 중 종양괴사인자 억제제는 엔브렐, 휴미라, 레미케이드 3가지이며, 6개월 이상 기존 치료에도 반응이 없는 환자에게 적용된다. 이러한 약물에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 탓에 쓸 수 없는 경우에는 다른 약물로 교체해야 한다. 또 맙세라나 오렌시아 같은 다른 종류의 생물학적 제제를 써볼 수도 있다.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관건

치료의 기본은 약물 치료이다. 그러나 비약물 치료도 환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을 받으면 환자에게 질환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환자뿐 아니라 가족도 함께 참여하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환자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치료에 참여하고 약물에 대한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류마티스 1'2'3 캠페인'을 펴고 있다. '전 국민의 1%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로 늦어도 2년 이내에 발견해 치료해야 하고 환자'가족'의사가 3위 일체(三位一體)가 돼 치료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최정윤 교수는 "아무리 약제가 개발되고 치료법이 발전해도 병을 조기에 발견해 신속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은 발병 후 2년 내에 60~70%가량 병이 진행하고, 관절 및 뼈의 변형이 오기 때문에 의심스러우면 검사를 통해 병을 진단받고 재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휴식도 중요하다. 관절염에 의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관절을 쉬게 해 염증 회복을 기대하는 것이다. 병의 활성기에는 쉬는 시간을 늘리고, 염증이 가라앉을수록 활동량을 서서히 늘린다. 관절염이 심할 때엔 운동을 줄여야 하지만 염증이 가라앉을수록 근력을 강화시키는 적극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걷기, 물에서 걷기 등이 권장된다.

온열 및 한냉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환자가 편안하게 느끼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대개 염증 급성기에는 한냉치료가 도움이 된다. 현재 관절염에 효과가 입증된 음식은 없다. 단지 어류의 불포화지방산이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을 뿐이다. 5대 영양소가 함유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체중 증가는 환자의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정상 체중을 유지하도록 한다. 폐경이 지나거나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환자는 칼슘 섭취에 신경을 쓰는 것이 필요하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자료제공=대구가톨릭대병원

류마티스 및 퇴행성관절염 전문질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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