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 된장녀·고추장남…전통식품 스스로 왜 비하하나

시골에서 경운기를 보고 외국인들이 대화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경운기를 '김치트랙터'라면서 비하하는 듯 말했다. 이들의 대화 속에는 우리 나라에서 생산된 상품의 품질이 떨어지거나, 우리 국민들의 행동이 외국인들의 눈에 조금 거슬리면 '김치'라는 접두어로 붙인 단어를 만들어 사용했다.

외국인들이 이런 조어를 만든 이면에는 우리 스스로가 고유음식을 나쁜 이미지로 만들어 사용한 것도 한 원인이 되었다. 대표적으로 좋지 않는 행동을 하거나 이미지를 나쁜 여성을 지칭하는 '된장녀'에는 우리나라 대표의 고유음식인 된장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요즈음에는 '고추장남'이란 말도 생겼다고 한다. 경제적 능력이 없어 싸구려 식당만 찾아다니는 남자를 뜻한다고 한다. 여기에도 어김없이 전통식품인 고추장이 들어가 있다.

김치·된장·고추장 등 한국을 대표하는 이들 전통식품은 세계인들이 인정한 건강식품이다. 그래서 정부도 이들 전통식품의 세계화를 위해 많은 예산을 들여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렇지만 국내에서 전통식품을 비하하는 듯한 이런 조어들이 양산되는 한 이들 전통식품의 세계화는 요원할 것이다.

이창근<농협구미교육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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