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비노바 '金' 역전 드라마…女 800m

50m 남겨두고 폭발적 스퍼트…성별 논란 세메냐 銀

4일 열린 여자 800m 결선에서 우승한 마리야 사비노바(러시아)가 환호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4일 열린 여자 800m 결선에서 우승한 마리야 사비노바(러시아)가 환호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여자 800m에서 마리야 사비노바(26'러시아)가 새 챔피언에 올랐다. 캐스터 세메냐(20'남아공)는 은메달에 그쳤다.

4일 열린 여자 800m 결선에서 사비노바는 막판 직선주로에서 앞서던 세메냐를 따라잡으며 역전에 성공,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근 2년 동안 세메냐가 부진한 틈을 타 여자 800m를 지배하고 있는 사비노바는 이번 대회에서 세메냐를 견제할 유일한 선수로 평가받았다. 미국의 유명 육상 잡지인 '트랙 앤 필드'도 세메냐가 아닌 시즌 최고기록(1분56초95)을 기록한 사비노바를 우승 후보로 꼽았다. 지난해 유럽선수권대회에서 1위(1분58초22)에 올랐고,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주최 실내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1분58초26)했다.

이날 레이스에서 600m를 통과하기까지 두 선수는 중위권을 형성했다. 200m를 남겨두고 앞으로 치고 나간 것은 세메냐였다. 4위로 달리던 세메냐는 3명을 차례차례 따돌리더니 급기야 선두로 나섰다. 승리가 굳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마지막 50m가량을 남겨두고 사비노바가 폭발적인 스퍼트를 발휘했고, 세메냐는 자신을 추월하는 사비노바를 따라잡지 못했다.

하지만 언론의 관심은 세메냐로 쏠렸다. 중저음의 목소리와 여성으로 믿기 어려운 탄탄한 근육질 몸매 때문에 최근 2년간 성별 논란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다. IAAF가 '여성'으로 인정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여성이면서 남성 유전자를 동시에 지닌 양성자라는 추측이 돌고 있다. 하지만 세메냐는 성별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는 답을 피해갔다. '지난 2년 동안에 대해 말해 달라'고 하자 세메냐는 "과거에 대해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 아는 이야기여서 굳이 말하고 싶지 않다. 의문으로 남기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비노바는 "지금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지금은 완전히 끝난 이슈로 할 말이 없다"고 세메냐를 두둔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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